대서양 무역전쟁 우려…EU, 트럼프 철강 50% 관세에 보복 예고(종합2보)
집행위 "불확실성 초래" 유감…6월 4일 발효시 7월 14일 맞불 캐나다 "노동자 향한 공격"…호주 "우방에 할 행동 아니다" 반발
집행위 "불확실성 초래" 유감…6월 4일 발효시 7월 14일 맞불
캐나다 "노동자 향한 공격"…호주 "우방에 할 행동 아니다" 반발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보복을 거론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이 철강 수입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EU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위해 대응 조치를 보류한 상태라면서 "EU는 이번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응해 추가적인 대응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기존 및 추가적인 EU 조치는 7월 14일부터 자동으로 발효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더 일찍 발효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결정에 대해 "글로벌 경제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하며, 대서양 양측의 소비자와 기업에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이 협상을 통한 해결책 모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의 US스틸 공장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철강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후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이는 6월 4일 수요일부터 시행된다"고 적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2일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추가 관세 인상으로 타격을 입게 된 철강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독일 철강산업협회 회장인 케르슈틴 마리아 리펠은 이날 dpa 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철강 수입 관세 두 배 인상은 대서양 횡단 무역 갈등의 새로운 고조를 의미한다"며 "50% 관세는 우리 산업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이미 위기에 처한 경제에 추가 압력을 가할 뿐 아니라 우리 철강 산업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U에 따르면 유럽 철강산업은 EU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800억 유로(약 120조원)가량을 기여하고 있으며 27개 회원국 중 22개국에 걸쳐 500여개 생산 시설이 가동 중이다. 250만개 이상 일자리를 제공하는 유럽의 핵심 제조업 중 하나다.
전체 철강·알루미늄 생산량의 20%는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의 대미 수출국이다.
EU는 지난 3월 미국 행정부가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역내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철강 수입량 제한을 위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달엔 미국 철강 관세 발효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총 210억 유로(약 33조원) 상당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려다가 대미 협상을 이유로 7월 14일까지 90일간 보류했다.
지난 9일에는 협상 불발에 대비해 미국의 10% 보편관세, 자동차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산 항공기, 자동차 등 최대 950억 유로(약 150조원) 상당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하고 세부 목록에 관한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EU뿐 아니라 캐나다와 호주도 강하게 반발했다.
캐나다 상공회의소는 성명을 통해 관세 인상이 북미 경제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조치라면서 "캐나다 산업과 노동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돈 패럴 호주 통상부 장관은 관세 인상에 대해 "정당하지 않고, 우방이 취할 행동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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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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