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버스 1시간 기다리다 포기”…닷새째 멈춘 창원 시내버스 역대 최장 파업

“매일 3만원씩 내고 택시 타고 다녀야 합니까? 출·퇴근하는데 2시간이 넘는다.”
“(평소에 버스 타면) 늦어도 2시간 안에 가던 게 3시간이 걸린다. 매일 택시 타는 것도 부담돼 (임시 전세)버스를 타는데 매일 3시간이나 걸리니 집에 도착하면 기가 다 빨려 있다.”
1일 경남 창원시청 인터넷 홈페이지 ‘시민의 소리’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시내버스 파업이 ‘역대 최장’인 닷새째 접어들면서 불편의 호소하는 시민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창원시가 버스 파업 이후 설치한 안내콜센터에는 하루 수백 건의 문의와 불편 민원이 접수된다. 임시 전세버스를 투입하지만 평소보다 배차 시간이 2~3배 넘게 길어진 버스를 기다리다 지친 시민들은 버스 요금보다 비싼 돈을 주고 택시를 타는 일이 잦아졌다.
시내버스는 창원에서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창원 지역 시내버스 수송분담률은 23.5%로, 지하철처럼 다른 교통 수단이 있는 부산의 버스 분담률(18.8%)보다 높다. 창원 택시 분담률은 10.4%로 시내버스의 절반도 안 된다. 수송분담률은 육상 교통 수단 중 특정 교통 수단의 수송량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파업 장기화 속 창원시의 긴급 수송 대책도 제 몫을 다 못 해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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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투입한 대체 버스↓…“행락철 이유로 이탈”
이마저도 파업 닷새째인 이날 20~23%로 반토막 났다. 긴급 투입한 전세버스 숫자가 줄어 배차 간격이 더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투입된 전세버스는 파업 첫날보다 19대 감소한 151대로 집계됐다. 시 관계자는 “행락철이어서 미리 다른 곳과 계약된 버스들이 계속 빠져 나가고 있다”며 “노사 협상이 언제 타결될지 모르니 버스 계약도 당일치기로 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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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헤매는 임시 버스…시민이 길 알려줘”
창원 도심 외곽인 의창구 동읍에 사는 김모(36)씨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틀 전 엄마 가게에 일손을 보태려 마을버스를 타고 도심까지 나왔는데 1시간 넘게 기다려도 환승할 임시 버스가 오지 않아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귀가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게 무슨 생고생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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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노사 협상…파업 후 첫 사후조정도 결렬
이번 파업을 계기로 2021년부터 창원시가 도입한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준공영제는 지자체가 민간 버스업체의 경영을 일부 맡아 노선 설정 등에 개입하는 대신 적자를 보전해주는 제도다. 버스 업체에 적정 이윤을 보장하고 버스 기사 고용 불안을 해소해 시내버스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 공공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창원시 시 재정 투입액은 2021년 639억원에서 지난해 856억원으로 훌쩍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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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투입 준공영제 취지 무색…“창원시 적극 개입하라”

안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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