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입국 패스트트랙 첫날 “정말 편한데, 한달만 하나요?”

1일 오전 10시40분쯤 일본 도쿄 하네다국제공항.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송혜인(27)씨가 한국인 전용 입국심사대 쪽으로 들어선 뒤 이렇게 말했다. 1년에 서너 차례 일본을 찾는다는 송씨는 “전에는 줄이 너무 길어서 불편했는데 전용 레인이 생겨서 너무 편리하다”며 이런 ‘패스트트랙’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해 하네다·후쿠오카·김포·김해 등 양국의 4개 공항에 설치된 전용 입국심사대가 1일 문을 열었다. 양국 국민만을 위한 전용 입국심사대가 마련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6월 한 달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최근 1년간 한 차례 이상 상대 국가를 방문한 단기 체류자가 이용할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해당 공항에 도착한 여객기 이용자가 대상이다.
일본행 한국 여권 소지자는 온라인에서 ‘비짓 재팬 웹(Visit Japan Web)’을 통해 입국과 세관 신고까지 마친 뒤 전용 QR코드를 받아야 이용할 수 있다. 일본 여권 소지자 역시 한국 방문 시 전자 입국 신고를 하면 된다. 사전 신고로 받은 QR코드를 한국인 전용 키오스크에서 인식한 뒤 지문 인식과 사진 촬영 등 입국 절차를 마치면 바로 입국 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다.

한국인 전용 심사대를 이용한 사람들은 “전용 입국 심사대를 이번 달뿐 아니라 계속 이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1호 이용자인 50대 남성은 “바로 들어갈 수 있어 너무 편하다”며 “아이들이 어제 먼저 (일본에) 오는 바람에 혜택을 못 받고 저만 받게 돼 자랑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이들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회원 수 15만 명의 네이버 카페 ‘일본 후쿠오카 여행’에는 “입구 10분 컷 기대된다” “오전 도착 비행기라 패스트트랙 조건을 모두 충족해서 다행” 등의 글이 이날 올라왔다. 아이와 동반하거나 짐이 많은 경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이들은 아쉬워했다. 이달 중순 가족 여행을 계획 중인 최명호(38)씨는 “마지막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온 지 오래돼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양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규모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약 882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역시 약 322만 명에 이른다. 하네다공항 관계자는 “일·한 우호 증진을 위한 사업으로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1개월간이지만 많은 분이 기분 좋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예.신혜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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