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선 초박빙…친유럽 후보 0.6%p 우세 예측(종합)
'친트럼프' 야당 후보도 승리 선언…개표 끝나봐야 알듯
'친트럼프' 야당 후보도 승리 선언…개표 끝나봐야 알듯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1일(현지시간) 치러진 폴란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친유럽 자유주의 성향 여당 후보가 민족주의 우파 야당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설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영방송 TVP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이날 오후 9시 투표 종료 직후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집권 시민플랫폼(PO)의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53) 후보가 50.3%, 야당인 법과정의당(PiS)의 지지를 받는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42) 후보가 49.7%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됐다.
두 후보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모두 자신이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출구조사 결과 예상 득표율 차이가 오차범위 안이어서 개표 막바지까지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종 개표 결과는 오는 2일 나올 예정이다.
13명이 출마한 1차 투표에서 트샤스코프스키 후보가 31.36%, 나브로츠키 후보가 29.54%를 득표해 2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나브로츠키 후보는 선거기간 동안 여론조사에서 선두 트샤스코프스키 후보와 격차를 갈수록 줄였다.
여기에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스와보미르 멘트젠(38) 후보와 그제고시 브라운(58) 후보가 1차 투표에서 합계 21%를 넘는 득표율을 올려 결선 결과는 더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결선투표 직전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는 트샤스코프스키 후보가 나브로츠키 후보를 지지율 1%포인트 안팎 차이로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이번 대선은 2023년 집권 이후 유럽연합(EU)과 관계 개선을 추진해온 중도 자유주의 여당과 폴란드의 국익이 우선이라는 민족주의·친트럼프 성향 PiS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PO는 연립정부 주도 세력인 6개 정당 연대체 시민연합(KO)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정당으로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대표다. 유럽의회 의원을 지내고 2018년부터 바르샤바 시장으로 재직 중인 트샤스코프스키 후보는 낙태권 보장과 성소수자 인권 보호 등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를 서방 자유주의와 동유럽식 민족주의 사이의 선택으로 규정했다.
보수 역사학자인 나브로츠키 후보는 폴란드 헌법이 유럽법에 우선한다며 유럽 난민협정에서도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적극 협력해 안보 불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장관은 지난달 27일 폴란드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연설하며 나브로츠키 후보를 지원했다.
폴란드와 닮은꼴로 지난달 치러진 루마니아 대선에서는 친유럽 성향의 니쿠쇼르 단(55) 부쿠레슈티 시장이 극우 민족주의 성향 제오르제 시미온(38) 후보를 결선에서 역전하며 당선됐다. 그는 당선 뒤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아가 트샤스코프스키 후보 지지 유세를 했다.
TVP는 두 후보의 근소한 격차가 폴란드의 깊은 분열을 확인해준다면서도 출구조사 결과대로 트샤스코프스키 후보가 당선되면 투스크 내각의 사법·언론·여성인권 개혁이 진전을 볼 것이라고 짚었다.
폴란드는 의회 다수당 소속 총리가 내각을 꾸리고 실권을 행사하지만 대통령도 군 통수권과 법안 거부권, 사면권 등 상당한 권한을 갖는다.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이같은 권한을 이용해 2023년 12월 취임한 투스크 총리의 개혁 작업을 저지해 왔다.
두다 대통령은 2015년 PiS 소속으로 당선된 직후 탈당했으나 가톨릭 전통과 민족주의에 기반한 PiS의 정책을 적극 뒷받침했다. 2020년 대선에서 트샤스코프스키 당시 후보를 꺾고 연임에 성공한 그는 3연임 제한에 걸려 오는 8월 퇴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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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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