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 오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난감한 시·도지사 왜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뒤 진행하는 취임식을 놓고 시·도지사들이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참석 대상에 포함됐지만 언제 어떻게 하라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시간을 통째로 비워놓은 경우도 있다.

2일 행정안전부와 각 시·도 의전담당 부서에 따르면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은 4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라 치러진 조기 대선으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선거 다음 날인 2017년 5월 1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350여 명의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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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의중 따라 장소·초청 대상 변동

행안부는 이번에도 19대 대통령 취임식과 유사한 형태의 취임식을 준비 중이다. 취임식을 위해 행안부는 지난주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시·도지사 참석 여부를 문의했다. 참석 대상은 5부 요인을 비롯해 정당 대표와 시·도지사 등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취임식 장소와 시간, 초청 대상 등은 변동 가능성이 크다. 행안부는 개표 결과에 따라 당선인이 결정되면 곧바로 취임식 일정을 보고한 뒤 결재를 받을 계획이다. 개표가 늦어질수록 보고와 결재도 늦어진다.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취임식 장소와 초청 대상이 바뀔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행안부는 각 시·도에 “새벽 4시쯤 추가 통보가 이뤄질 것”이라며 담당 공무원들에게 대기를 요청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고 회신했지만 4일 오전 9시 직원 월례 모임, 9시 30분 지휘부 티타임, 10시 실국원장 회의에 참석하는 대안도 마련했다. 오전 11시로 예정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내부 일정을 소화한다는 게 충남도의 방침이다. 반대로 취임식에 참석하면 행정부지사가 김 지사의 역할을 대신하도록 조치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난주 해외 출장 때 행안부에서 참석 의사를 문의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 취임식과 관련해 결정된 것도 없는 상황이라 두 가지 일정을 모두 고려해 스케줄을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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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지사, 일정 비우고 서울 올라가

이장우 대전시장과 최민호 세종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등은 4일 오전 일정을 모두 비우고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로 올라간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인의 결정에 따라 이들의 일정 역시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당선인이 시·도지사를 초청하지 않으면 관련 부서는 부랴부랴 새로운 일정을 잡아야 한다. 대부분의 시·도지사는 5~10분 단위로 면담 일정을 소화한다.

대전시 관계자는 “개표 결과에 따라 당선인이 결정되고 곧바로 취임하기 때문에 행사를 준비하는 기관(행안부)도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예상된 만큼 사전에 충분한 계획을 세우는 게 혼란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시·도 관계자는 “수도권이나 대전은 그나마 서울과 가까워 새벽에 참석 여부가 결정되더라도 준비가 쉬울 것”이라며 “반면 영·호남 지역은 밤을 새워 기다렸다가 새벽부터 다시 움직여야 하는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신진호([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