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파키스탄, '테러 갈등' 딛고 대사급으로 외교관계 격상
아프간·파키스탄, '테러 갈등' 딛고 대사급으로 외교관계 격상(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테러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 대사급으로 외교관계를 승격, 관계 개선에 나섰다.
2일 아프간 매체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아프간 수도 카불 주재 파키스탄 대사관 수장의 직책을 대사대리에서 대사로 승격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지난달 30일 엑스(X·옛 트위터) 글을 통해 밝혔다.
다르 장관은 지난 4월 아프간을 방문해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눈 후 양국 관계가 긍정적 궤도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이에 아프간 탈레반 정부도 다음날 성명을 내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이슬라믹 에미리트 오브 아프가니스탄'(탈레반 정부의 국호)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주재 대사대리를 대사로 승격시키겠다고 화답했다.
하피즈 아흐마드 외무부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두 나라의 이번 조치로 양국 간 협력이 다방면에서 강화될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관계 개선 움직임은 아미르 칸 무타키 아프칸 외무장관과 다르 장관이 지난달 21일 베이징에서 왕이 외교부장(장관)과 삼자회담을 열어 지역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나온 것이다.
왕 부장은 당시 회담 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관계 개선을 계속 지원하겠고 밝혔다.
그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은 테러 문제 등으로 갈등 관계를 이어왔다.
파키스탄은 아프간 탈레반 당국이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파키스탄탈레반(TTP)에 은신처를 제공하는 등 테러활동을 지원해왔다고 주장해왔고, 탈레반 당국은 이를 부인해왔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이 지명한 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대사를 러시아 정부가 정식으로 받아들였다고 탈레반 정부가 전날 성명에서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러시아 당국이 탈레반의 러시아 내 활동 금지 조치를 해제한 데 따른 것이다. 탈레반은 22년간 러시아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돼왔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아프간을 재장악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보다 먼저 탈레반을 테러단체 목록에서 지웠고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탈레반 임명 대사를 인정하며 사실상 외교관계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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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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