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주에 "국방비 GDP 3.5%로 증액"…앨버니지 "우리가 결정"(종합)
美국방 "中 위협 실제적·즉각적"…아시아 동맹국에 방위비 대폭 확대 압박 호주국방과 회담서 요청…호주, 이미 방위예산 GDP 2.4%로 늘리는 중
美국방 "中 위협 실제적·즉각적"…아시아 동맹국에 방위비 대폭 확대 압박
호주국방과 회담서 요청…호주, 이미 방위예산 GDP 2.4%로 늘리는 중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호주에 중국 견제를 위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까지 늘릴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이미 국방비를 GDP 2.5% 수준으로 늘리고 있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호주가 자체적으로 국방 지출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호주 국방예산을 GDP의 3.5%까지 증액할 것을 요청했다.
미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이 말스 장관에게 "가능한 한 빨리" 국방비를 이같이 늘려달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말스 장관도 헤그세스 장관이 "매우 정중하고 품위 있는 방식으로" 국방비 증액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호주가 이미 전시가 아닌 평시 기준으로는 호주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비 지출 증액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호주는 향후 4년간 방위 예산을 106억 호주달러(약 9조4천억원) 증액하는 등 현재 GDP의 2% 수준인 국방비를 2034년까지 GDP의 2.4% 수준으로 늘리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는 상당한 증가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 요구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강하게 몰아붙여 국방비 증액을 이끌어낸 데 이어 호주를 비롯한 인도·태평양 동맹국에도 압박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31일 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중국의 위협이 실제적이고 즉각적"이라며 아시아 동맹국에 신속한 국방력 강화와 방위비 증액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특히 중국을 겨냥해 "중국이 무력을 사용해 아시아 현재 상황을 강제로 바꾸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일본, 호주, 필리핀 국방장관과 회의에서도 남중국해 불안정을 야기하는 중국 행동을 지적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 보도된 아사히신문 서면 인터뷰에서도 유럽 동맹국들이 GDP의 5%를 방위비로 지출하려 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아시아 동맹국·우호국은 북한뿐만 아니라 공산주의 중국의 만만치 않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에서 유럽 국가들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앨버니지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리가 국방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방에 100억 호주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방위) 역량뿐만 아니라 이 지역과의 관계에도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앨버니지 총리는 또 "대만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면서 "'현 상태 유지'를 초당적으로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3월 중국 해군 군함들이 이례적으로 호주 근해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하는 등 '위력 시위'를 벌이자 호주 정부도 방위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3월에 미국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처음 인도받았으며, 장거리 대함 미사일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한편, 앨버니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제품 수입 관세를 기존의 두 배인 50%로 인상한다고 선언한 데 대해 "경제적 자해행위"라면서 미국 소비자를 위해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크리스 보언 에너지부 장관도 전날 호주 공영 ABC방송 인터뷰에서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포함한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지만, 첫 단계는 미국과의 협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오는 15일 캐나다에서 개막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앨버니지 총리의 집권 노동당은 지난달 초 총선에서 반(反)트럼프 여론에 힘입어 지지율 열세를 뒤집고 압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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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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