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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민족주의 역사학자, 트럼프 업고 폴란드 대통령으로

우파 야당이 정권 상실뒤 내세운 '새 얼굴'…포퓰리즘 전면에 세계 각지 親트럼프 후보 줄줄이 고배 후 울린 '승전보'

무명의 민족주의 역사학자, 트럼프 업고 폴란드 대통령으로
우파 야당이 정권 상실뒤 내세운 '새 얼굴'…포퓰리즘 전면에
세계 각지 親트럼프 후보 줄줄이 고배 후 울린 '승전보'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1일(현지시간) 폴란드 대선에서 승리한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42) 당선인은 유럽 전체보다는 폴란드 국익을 우선시하는 '민족주의' 성향의 보수 역사학자다.
정치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그는 우파 야당인 법과정의당(PiS)의 지지로 대권에 도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밀착을 내세워 박빙의 승부 끝에 승리했다.
AP통신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나브로츠키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폴란드 국립추모연구소(IPN) 소장을 지냈다. IPN은 나치 및 공산주의 시대의 범죄 등을 조사·기록하는 기관으로, 나브로츠키는 이곳에서 폴란드 내 소련의 기념비를 무너뜨리는 활동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명'에 가깝던 그는 PiS가 '새 출발'을 위해 내세운 인사다.
PiS는 2015년부터 8년간 집권했지만, 폴란드의 경제 악화와 비리 의혹 등으로 2023년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정권을 상실했다. 그 뒤 재기를 노리던 PiS는 지난해 11월 나브로츠키를 자신들이 지지할 후보로 발탁했다.
AP는 "일부 정치 분석가들은 PiS가 다시는 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나브로츠키는 PiS 집권 8년간의 스캔들로 타격을 받지 않을 '새 얼굴'로 선택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나브로츠키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며 "PiS는 그가 정치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깊은 애국심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대선 캠페인 기간 나브로츠키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 잘 협력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메시지 전략으로 표심을 파고들었다.
그는 특히 폴란드 안보가 미국에 달려 있다며 미국과 협력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안보 불안을 잠재우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달 초에는 미국에 찾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양국 관계의 미래를 논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당선을 기원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인사인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장관은 지난달 27일 폴란드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연설하며 나브로츠키 후보 지원을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나브로츠키는 유럽 난민협정 탈퇴를 주장하고 성소수자 포용정책에 반대하는 등 전형적 우파 포퓰리즘 정책을 내세웠다.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의 폴란드인 학살 등 과거사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시켜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헝가리의 트럼프'로 불리는 오르반 빅토르 총리도 나브로츠키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AP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보수파에 동조하고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폴란드의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는 인물로 스스로 자리매김했다"고 짚었다.
이날 나브로츠키의 승리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서 또 다른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이번 대선 결과는 일방적인 관세 전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친(親)트럼프 후보가 거둔 간만의 승리이기도 하다. 앞서 치러진 캐나다와 호주, 루마니아 선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벤치마킹한 후보들이 줄줄이 패배한 바 있다.
AP는 "나브로츠키의 지지자들은 트럼프처럼 그가 (국가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의 집회에는 성조기가 자주 등장했고, 지지자들은 그가 트럼프 행정부와 좋은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믿었다"고 짚었다.
폴란드는 의회 다수당 소속 총리가 내각을 꾸리고 실권을 행사하지만, 대통령도 군 통수권과 법안 거부권·사면권 등 상당한 권한을 갖는다.
나브로츠키는 오는 8월에 퇴임하는 안제이 두다 대통령에 이어 차기 대통령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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