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울 국토종단 유세 나선 김문수, “李 독재출현 막아달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진행한 피날레 유세에서 “방탄 괴물독재를 막고 위대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활짝 꽃피우는 날이 바로 내일(3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 상대였던 한동훈 전 대표와 나경원·안철수 의원,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등과 함께 무대에 오른 김 후보는 ‘국민이 자랑스럽습니다’ 문구가 적힌 흰 티셔츠를 내보였고, 연단에 있는 참석자 모두와 큰절을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엔 김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와 딸 동주씨, 사위와 손자·손녀도 참석했다. 캠프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가족 리스크를 부각하려는 전략”이라고 했다.
자정까지 서울 홍대 거리 등에서 지지를 호소한 김 후보는 이날 제주와 부산·대구·대전을 돌았다. 전날 유세에서 “(미공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골든크로스’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한 김 후보는 이날 적극적으로 투표를 독려했다. 사전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영남 유권자를 최대한 본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캠프 관계자는 “투표율을 높이면 대역전할 수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부산과 대구 유세에서 미리 준비한 호소문을 읽었다. 그는 “국회 독재를 일삼고 사법리스크에 떨고 있던 이 후보는 감옥에 갈 처지에서 (비상계엄으로) 기사회생했다”며 “이젠 모든 권력을 다 장악해 히틀러식 총통 독재를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분의 투표만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며 “내일은 진실이 거짓을 이기는 날이다. 국민 희망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압도적 지지를 해달라”고 덧붙였다.

대전 유세에서 김 후보는 태권도 도복 상의를 입고 검은 띠를 맸다. 주먹을 앞으로 뻗는 정권 찌르기를 시범 보인 김 후보는 “괴물독재 막아내자” “부정부패 척결하자”란 사회자 구호에 맞춰 송판 3장을 연달아 격파했다.
대구 유세장 연단에는 딸 김동주씨가 함께 올랐다. 청중을 향해 큰절한 동주씨는 ‘아빠에게 듣는 다짐’이란 형식을 통해 ‘청·장년층이 노후 걱정 없도록 연금 지켜줄 건가’, ‘취직과 집값·결혼·육아(문제) 조금씩 나아지도록 노력할 건가’ 등을 물었고, 이에 김 후보는 “지키겠다”,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캠프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가족 리스크를 부각하려는 전략”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재차 고개를 숙였다. 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불발된 것을 놓고서는 “송구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투표로 단일화’를 당부했다. 그는 “이준석 후보 찍으면 이재명 후보만 도와주게 된다. 김문수 찍으면 김문수가 (당선)된다”고 했다.

선거 막판 제기된 ‘리박스쿨’과의 연루 의혹을 놓고는 역공을 폈다. 리박스쿨은 댓글 조작 의심을 산 보수 성향 단체다. 김 후보는 “댓글조작의 원조 드루킹 세력이 듣지도 보지도 못한 리박스쿨로 저를 엮었다”며 “김대업의 병풍, (오세훈 서울시장의) 생태탕 등을 떠올리게 하는 선거공작”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 회장의 가짜 지지 선언이란 글로벌 허위사실 유포 사기극까지 연출하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유세 중간중간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방탄 3종 세트’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어떤 사람은 사람 많이 모이면 방탄조끼 입고 나온다”며 “그것도 모자라 (방탄) 유리로도 덮고, 또 부족해 방탄법을 만들었는데 전 필요 없다”고 했다. 경기지사 시절 추진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계획이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 유치, 성남 판교·수원 광교 신도시 개발 등을 설명하며 같은 경기지사 출신인 이 후보와 차별화했다. 김 후보는 “저와 일한 사람이 ‘뇌물 받고 감옥 갔다’는 소리 못 들어보지 않았느냐”라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주 유세 때 김 후보는 빨간 운동복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속 양관식 캐릭터(박보검)와 비슷한 차림이다. 김 후보는 유세 말미에 제주도 감귤을 형상화한 모자도 썼다.
김 후보는 이날 자정까지 20~30대 젊은 층이 모이는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 일대를 돌며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김민욱.김은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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