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군 중심목적은 전쟁 준비…10년내 전력 10배로"
공격용 잠수함 12척 건조, 군수공장 6곳 신설…핵탄두에 27.8조 투자 드론·잠수함·항공기 섞은 '하이브리드 해군'·사이버전 사령부 신설
공격용 잠수함 12척 건조, 군수공장 6곳 신설…핵탄두에 27.8조 투자
드론·잠수함·항공기 섞은 '하이브리드 해군'·사이버전 사령부 신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간) 영국군의 중심 목적을 전쟁 준비 태세로 전환한다면서 10년 내로 전력을 현재의 10배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방산업체 BAE시스템스 조선소에서 한 연설에서 "힘을 통해 평화를 이룰 태세를 갖췄음을 보여주는 게 전쟁 위협을 막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국방에 근본적 변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교훈 삼아 "2035년까지 10배 더 치명적인 군을 만들기 위해 드론, 구축함, 인공지능(AI), 항공기 등 우리의 모든 군사 부문을 통합하고 한데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위협은 냉전 이래 가장 심각하고 즉각적이며 예측 불가능하다"며 영국은 전투 준비가 되고 철갑을 두른 국가가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지난해 7월 출범 직후 조지 로버트슨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에게 의뢰한 '전략 국방 검토'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보고서에 담긴 62개 권고안을 모두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으며, 이날 스타머 총리도 그중에서 이행할 핵심 계획을 소개했다.
스타머 총리는 "북대서양과 그 너머를 순찰하기 위해 드론과 군함, 잠수함, 항공기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왕립 해군'을 창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영국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의 틀 안에서 18개월마다 한 대꼴로 잠수함을 건조해 최대 12척의 공격용 잠수함을 새로 확보하고, 150억 파운드(약 27조9천억원)를 핵탄두 프로그램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15억 파운드(약 2조8천억원)를 최소 6개 군수공장 신설에 투입하며 국산 장거리 무기 최대 7천대를 조달할 예정이다.
사이버전자전 사령부를 신설하고 군 디지털 역량 강화에 10억 파운드(약 1조9천억원)를 투자하며 15억 파운드(약 2조8천억원)를 들여 군인과 그 가족의 거주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우리는 절대로 혼자 싸우지 않을 것이며 우리 국방 정책에서 나토가 언제나 우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국방 전략 검토는 유럽 안보를 위협하는 러시아를 우선 겨냥했지만 유럽에 자력 방위를 요구하며 나토에 회의적인 태도를 취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스타머 정부는 현재 국내총생산(GDP) 2.3% 수준인 영국의 국방비를 2027년 2.5%로, 다음 의회 회기에는 3%로 증액하겠다고 공언했다.
나토는 회원국에 이 비율을 2032년까지 3.5%로 높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영국 공공 재정에 압박이 크고 증세 및 복지 삭감 정책은 국내에서 큰 반발에 부딪힌 터라 정부의 이같은 국방비 목표 달성을 위한 재원이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제1야당 보수당의 제임스 카틀리지 예비내각 국방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국방비 증액 계획은 환영하면서도 "노동당의 약속은 재원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줄 때까지는 모두 걸러서 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이번에 제시된 국방 계획 이행을 자신하느냐는 질문에 "100% 확신한다"고 답했다.
다만, 3% 목표를 이룰 시기에 대해서는 "다음 의회에서 도달하기 위한 야심"이라면서 정확한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돈이 어디서 나올지 분명해질 때까지는 구체적으로 약속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런던증시에서 방산업체 밥콕 인터내셔널 그룹 주가는 전장보다 최고 6% 올라 8년 만의 최고가를 경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에 자력 안보를 하면서 유럽 방산주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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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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