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들썩, 규제 들먹' 8년전 닮은 주택시장…대선 뒤엔?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올해 상승률, 4년 만에 최고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2.39% 올랐다. 연초 5개월간 상승률로 코로나 19 급등기였던 2021년 이후 가장 높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이 선정한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는 서울 평균의 4배가 넘는 10.6% 뛰었다.
서울 주도의 집값 상승세 확대
금리 추가 인하, 재건축 가속도
대선 이후도 가격 상승 가능성
'토허제' 확대, 집값 안정 효과 의문
8년 전 19대 대선 닮아가나
금리 추가 인하, 재건축 가속도
대선 이후도 가격 상승 가능성
'토허제' 확대, 집값 안정 효과 의문
8년 전 19대 대선 닮아가나
2017년과 지금 모두 집값이 저금리에 올라타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모양새다. 2017년 전엔 2008년 금융위기 여파의 침체기가, 이번엔 코로나 19 이후 고금리에 따른 하락기가 있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017년 전 2년간 다섯 차례에 걸쳐 1.95% 내렸다. 코로나 19 후 2023년 1월 3.5%까지 치솟았던 기준금리가 지난달까지 네 차례 인하를 거쳐 2.5%가 됐다.

재건축 붐은 ‘불쏘시개’다. 현 정부 들어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힘입어 강남과 목동, 여의도, 1기 신도시 등 수도권 인기 지역에 재건축이 활발하다. 지금까지 주로 재건축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시공사를 선정하고 착공을 준비하며 속도를 낼 것이다. 대선 후보들이 모두 추가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어 재건축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주택 준공 급감
주택공급 부족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급감하기 시작한 착공 효과가 내년부터 나타난다. 서울시와 부동산R114에 따르면 연간 4만 가구 안팎이던 아파트 준공 물량이 내년 2만5000가구 정도로, 2027년 1만 가구 정도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기대도 상승 쪽으로 기울었다. 한국은행이 조사하는 주택가격전망 지수가 서울에서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줄곧 상승세이고 전국도 3월부터 오르고 있다. 거래도 늘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집계한 지난달 아파트 매매계약 건수가 4100건이었다. 계약신고 기한 30일을 고려하면 실제 지난달 계약 건수는 7000건 정도로 추정된다. 5월 계약 건수로 지난해(5300건)보다 40% 정도 늘고 2017년(1만5000건) 이후 최대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나빠도 시장이 고가주택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금리와 개발 재료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누가 당선되든 집값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 같다. 지난달 말 “필요하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지정 등 시장안정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힌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새 정부에도 이어질 것이다.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은 윤 정부에서 대출 규제를 풀고 세제 중과를 중지시키면서 무력화돼 규제책으로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됐다. 직전 박근혜 정부에서 만들어진 조정대상지역이 문 정부 때 맹위를 떨쳤듯 윤 정부 때 날을 벼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새 정부에서 제대로 쓰일 수 있다.
성동·마포·과천 등 풍선효과
하지만 토지거래허가제의 집값 안정 효과는 의문스럽다.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아파트값이 토지거래허가제에 적응해 지난달부터 다시 뛰기 시작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직전 80억원에 거래된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가 지난달 8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4월 259건이던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건수가 지난달 1141건으로 토지거래허가 규제가 없던 때의 거래 건수와 비슷해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 지역에선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서울 성동·마포·양천구와 경기도 과천시 등의 아파트값이 껑충 뛰었다. 오지윤 명지대 교수는 “토지거래허가제가 '갭투자' 수요를 막아도 강남 3구 등으로 들어가려는 실수요가 매물보다 더 많기 때문에 가격이 강세를 띤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들어가지 못하는 수요가 인근 인기 지역이 쏠리면서 풍선효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새 정부는 다시 달아오르는 집값과 힘겨운 씨름을 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샅바를 단단히 매야 할 것 같다.
안장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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