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섣부른 전망에 투표 포기? 죽은 표란 없다 [최민우의 시시각각]

최민우 정치부장
6·3 대선 사전투표율이 34.74%로 3년 전보다 2.19%포인트 떨어졌다. 첫날 기세로 봐선 역대 최고치를 가뿐히 넘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틀째 꺾였다. 금·토가 아니라 평일인 목·금에 진행된 점, 선관위 부실이 계속 발견돼 사전투표에 대한 신뢰가 약해졌다는 점 등이 투표율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근본적으론 “솔직히 대선 판세가 이미 기운 거 아냐”란 분위기 탓도 있는 듯싶다. 내가 하지 않아도 결과가 뻔한데 굳이 귀찮게 투표하러 갈 이유가 있냐는 거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5월 28일부터) 직전까지 추이를 보면 크게 어긋난 말도 아니다.

하지만 정말 승부가 결정난 것일까. 아니 선거 승패를 떠나면 나의 한 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걸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대선은 당선·낙선만큼 득표율도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선 이후 정치 지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경기 성남시 야탑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손을 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① 이재명의 압도적 승리=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은 당선을 자신하는 기류다. 이재명 40%대 후반, 김문수 30%대 후반, 이준석 10% 안팎의 기존 여론조사 추세가 ‘깜깜이 기간’에도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2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졌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마치 당선 소감처럼 얘기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지지층은 현재 지지율 격차보다 더 큰 압승을 기대한다. 그래야 집권 이후 이재명 정권의 정당성에 아무도 시비를 걸 수 없어서다. 당선되면 이재명 후보의 재판은 당연히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행여 간발의 차로 이겼다가는 역공의 빌미를 줄 수 있다. 내란 세력의 준동을 막기 위해서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말을 빌리자면 “어마어마하게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목표는 과반 득표다. 87년 체제 이후 최고 득표율(기존 2012년 박근혜 후보 51.55%)도 내심 기대한다. 최고 득표율에 도달한다면 집권 초 개혁 드라이브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을 하루 앞둔 2일 오후 부산역광장에서 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② 김문수의 골든크로스=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측은 역전 기세를 탔다고 주장한다. 김문수 후보도 1일 “판은 뒤집혔고 대반전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막판 이준석 후보 ‘젓가락’ 발언과 이재명 후보 장남의 과거 혐오성 댓글 등이 김 후보의 깨끗함과 대비를 이루며 터닝포인트가 됐고, 유시민 전 이사장의 설난영 여사 비하 발언이 지지층 결집의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섣부른 전망에 투표 포기 있지만
당락 만큼 득표율도 중요한 대선
주권자의 의무 성실히 응답해야

캠프가 주목하는 건 투표율이다. 사전투표에서는 대구가 25.63%로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영남 투표율이 전반적으로 낮았는데, 반대로 3일 본투표에서 영남 유권자를 필두로 투표율이 치솟아 3년 전 투표율 77.1%를 넘긴다면 극적인 뒤집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더라도 득표율 40%를 넘겨야 유의미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30%대에 그치며 완패한다면 자칫 보수 궤멸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벌써 민주당은 12·3 계엄 해제에 동참하지 않았다면서 국민의힘을 상대로 위헌정당 심판을 청구할 태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1일 저녁 서울역 앞 광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③ 이준석의 미래 투자=‘젓가락’ 발언이 상승세를 주춤하게 만들었지만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측은 득표율 10%는 너끈히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재명의 독재 리스크, 김문수의 내란 리스크를 반대하는 표심이 막판에 결집해 15% 이상도 내다보고 있다. 득표율 15%는 추후 보수 재편 과정에서 이준석 후보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보증수표다. 다만 한 자릿수 득표율, 특히 5% 안팎에 그친다면 “보수 집권 기회를 내던진 원흉”이란 비난과 함께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셋 다 싫다고? 어차피 선거는 최악이 아닌 차악을 택하는 과정이 아닌가. 자칫 이긴다고 방심하면, 진다고 낙담하면 그 결과는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모른다. 투표란 권리가 아닌, 민주공화정 주권자의 최소한의 의무다. 세상에 사표(死票)란 없다.



최민우([email protected])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