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만에 마주앉은 러·우크라 '악수 없이' 2차 협상(종합)
협상 전 양국 대표단장 별도 대화
협상 전 양국 대표단장 별도 대화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악수는 없었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2차 협상이 열린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츠라안 궁전.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양국 대표단은 악수를 생략하고 협상을 바로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국 대표단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은 지난달 16일 1차 협상 이후 17일 만이다.
달라진 것은 협상 장소와 자리 배치. 이날 협상은 1차 협상이 열렸던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의 인근에 있는 츠라안 궁전에서 열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에 전 세계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튀르키예는 자국의 명소를 알린다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하며 장소를 골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돌마바흐체 궁전과 츠라안 궁전은 모두 보스포루스 해협과 맞닿은 이스탄불의 명소다. 츠라안 궁전은 튀르키예 정부 행사가 자주 열리는 장소로 최고급 호텔로도 사용되고 있다.
테이블은 1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디귿(ㄷ) 모양으로 마련됐다. 가운데에는 중재역인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을 비롯한 튀르키예 대표단이 앉았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은 1차 협상 때 정면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앉았지만 이날은 왼쪽에 자리를 잡았다. 건너편에는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앉았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절반가량은 군복을 입고 있었다.
협상은 애초 이날 오후 1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2시 40분께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우메로우 장관이 피단 장관과 회담하면서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메딘스키 보좌관과 우메로우 장관이 협상 시작 전 양자 대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중재역인 튀르키예 대표단이 이날 정오께 가장 먼저 협상장에 도착했다. 이후 약 12시 40분께 러시아 대표단이 도착했고,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그로부터 약 10분 후 모습을 드러냈다.
2차 협상은 지난달 2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6월 2일 이스탄불에서 2차 직접 협상을 열고 러시아 측 각서를 제시할 준비가 됐다"고 일방적으로 밝히면서 추진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각서를 미리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다가 전날에야 2차 협상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협상은 약 1시간 만에 종료됐다. 1차 협상도 약 1시간 30분 만에 끝난 바 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협상이 "나쁘게 끝나지는 않았다"며 양국 대표단이 협상 후 튀르키예 측이 마련한 점심을 따로 먹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최인영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