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병원 건설현장 둘러보며 "보건 혁명"…남측 대선엔 침묵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이 전날 김덕훈·김재룡·오수용 당 비서를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과 함께 강동군 병원 및 종합봉사소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외래병동 구획과 수술장 구획, 입원실 구획, 지하주차장 구획을 비롯한 건설장의 여러 곳"을 둘러봤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전국의 시, 군들에 현대적인 보건시설들을 건설하는 사업은 그 어느 부문보다 뒤떨어졌던 보건을 10년 어간에 그 어느 부문보다 월등하게 진흥시키기 위한 하나의 거대한 혁명"이라며 "모든 시, 군 병원들을 당의 보건현대화 구상과 주체적 건축미학 사상이 완벽하게 구현된 우리 시대 사회주의 보건의 상징으로 훌륭히 일떠세울 결심과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김정은이 이곳을 찾은 건 지난 2월 6일 병원 착공식 이후 약 넉 달 만이다. 당시 그는 연설을 통해 2025년에 강동군과 남포시 용강군, 평안북도 구성시 3곳에 병원을 시범건설하고 "2026년부터 해마다 20개 시·군씩 병원을 동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5년은 보건 혁명의 원년"이라고 강조하면서다.

북한의 지방 병원 건설은 2024년부터 10년간 매년 20개 시군에 현대적인 공장을 건설한다는 '지방발전 20×10 정책'과 연계된 사업이다. 김정은은 지난해 8월 기존 공장 중심의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보건시설, 과학교육 및 생활문화시설, 양곡관리시설로 확대시켰다.
북한은 지난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소식을 전한 뒤 6·3 대선을 비롯한 한국 국내 정치와 관련한 소식은 사실상 주민에게 전혀 알리지 않고 있다. 남북 단절을 선언한 뒤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심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골몰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경제난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애쓰는 모양새다.
김정은이 최근 들어 부쩍 보건 사업에 집착하며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읽힌다. 여기엔 새로운 뒷배 역할을 하고 있는 러시아로부터 대북 제재를 우회한 관련 물품 수급이 원활해질 것이란 기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러시아를 통한 의료 물자 확보에도 한계는 있어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월 27일 중앙급 병원인 평양종합병원아 착공 5년 만에 완공됐다면서도 오는 10월에야 개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료장비 반입이 원활치 않아 개원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한・미・일이 실시한 3국 재난 대응 훈련을 "우리 국가와의 전쟁을 기정사실화한 군사 행동"이라며 비난했다. 해당 훈련은 3국 치안 당국이 주도하는 훈련임에도 이를 군사적 도발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관영 노동신문은 같은 날 6면에 '평화에 대한 위협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 해양경비대 소속 함정인 ‘스트래튼호’의 부산항 입항을 거론하며 "침략전쟁 방법 숙달을 위한 각양 각태의 훈련"이라고 비판했다. 매체는 미국이 세계 도처에서 추종 세력과 전쟁 연습을 하고 있다며 한국, 일본과 실시한 연합 훈련을 통해 "우리와 대결해보려는 흉심을 버리지 않았으며 그것이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영교.이유정([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