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정부, 세계유산 나스카 보호구역 반토막으로 줄여
광부 소유 구역과 겹쳐…불법 채굴 우려 증폭
광부 소유 구역과 겹쳐…불법 채굴 우려 증폭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페루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나스카 유적지의 보호구역을 절반 가까이 줄이기로 결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페루 문화부가 나스카 보호구역을 현재 5천600㎢에서 3천200㎢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페루 문화부는 이번 결정이 20년간 연구를 토대로 내려졌으며,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역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스카 유적지는 2천여년 전 고대 원주민 공동체가 그린 것으로 여겨지는 거대한 지상화가 있는 지역이다.
벌새, 원숭이, 고래 등을 그린 거대한 그림이 땅 위에 그려져 있는데 크기가 워낙 커 공중에서 봐야 온전한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마추픽추에 이은 관광명소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고고학자들과 환경운동가들은 페루 정부의 결정이 국제 금값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고대 유적지를 불법 채굴에 노출시키게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보호구역에서 제외된 지역이 광업화종합등록부(REINFO)에 등록된 광부들이 소유한 구역과 겹친다는 것이다.
나스카 지상화 보호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는 역사를 지우려 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환경변호사 세사르 이펜자는 정부가 환경보다 채굴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고학자이자 문화부 장관을 지냈던 루이스 하이메 카스티요는 이 지역이 이미 불법 채굴로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마리아노 카스트로 전 환경부 장관도 "보호구역을 심각한 위험에 노출시키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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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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