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전비 태세 전환' 군 현대화에 126조 필요"
드론·AI 등 첨단 장비, 핵·잠수함·전투기 투자 권고
드론·AI 등 첨단 장비, 핵·잠수함·전투기 투자 권고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이 군을 전쟁 준비태세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드론, 인공지능(AI) 등으로 군을 현대화하는 데 2030년대 후반까지 최소 676억 파운드(125조7천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3일(현지시간)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노동당 정부의 '전략 방위 검토' 보고서에는 영국군을 '디지털 전사'로 만들기 위해선 드론과 자율주행 차량, AI 활용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권고가 담겼다.
보고서는 "영국이 우크라이나의 지상전, 드론, 하이브리드 전쟁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자체적인 현대전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규 핵탄두 프로그램, 공격용 잠수함 최대 12척 건조, F-35 전투기 조달 및 6세대 전투기 개발 등 고비용 군 장비·무기에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포함됐다.
핵탄두 프로그램에 드는 비용은 150억 파운드(27조9천억원)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잠수함 한 척당 26억 파운드(4조8천억원)가 들 것으로 내다봤다.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 따르면 일본·이탈리아와 진행하는 전투기 공동개발 프로그램에는 100억∼120억 파운드(18조6천억∼22조3천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구입한 F-35 48대에 더해 27대를 구매하는 데는 대당 1억 파운드(1천860억원)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육군 병력 목표를 현재의 7만3천명에서 높이기보다는 첨단 기술을 활용하면 전투력을 10배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주력전차 챌린저 2, 주력 자주포 AS90, 탄약 등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제공됐고 1990년대 이후 새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도 짚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리처드 배런스 장군은 "이는 150년 만에 영국군에 가장 중대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전날 이번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한 연설을 통해 "영국은 전투 준비가 되고 철갑을 두른 국가가 돼야 한다"며 "국방에 근본적 변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2.3% 수준인 영국의 국방비를 2027년 2.5%로, 다음 의회 회기에는 3%로 증액하겠다는 이전 발표도 재확인했다.
영국 공공 재정에 압박이 크고 증세와 복지 삭감 정책은 국내에서 큰 반발에 부딪힌 터라 스타머 정부가 국방비 증액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2027년까지 이 비율을 2.5%로 높이려면 연간 60억 파운드(11조2천억원) 증액이 필요하다.
또한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 연구원들은 GDP 대비 3%까지 국방비를 늘리려면 2030년까지 170억 파운드(31조6천억원)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벤 자란코 IFS 부소장은 "이는 정부가 (연금 수급자 대상) 겨울철 연료비 삭감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의 10배가 넘는다"라며 "연료비 삭감 정책 같은 걸 10번 해야 한다는 뜻인데 이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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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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