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에 바란다] "위기 극복하고 대한민국 저력 다시 보여주길"
유럽·아프리카 교민들 바람…국민 대통합 및 경제 살리기 주문도
유럽·아프리카 교민들 바람…국민 대통합 및 경제 살리기 주문도
(파리·브뤼셀·베를린·모스크바·요하네스버그 = 연합뉴스) 유럽과 아프리카 교민들은 3일(현지시간) 이재명 새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2·3 계엄 사태로 실추된 국가 이미지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뤄내길 소망했다.
또 사회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통합의 정치와 경제 살리기 주문도 쏟아냈다.
프랑스 파리에 8년째 살고 있는 직장인 이모(34)씨는 "프랑스 내 한국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면서 "다만 12·3 계엄과 이후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 한국인인 나뿐만 아니라 프랑스인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새 대통령은 이러한 국가적 위기를 현명하게 잘 극복해 실추된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한국이라는 나라의 저력을 다시 세계에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종희 프랑스 한인회장도 "한국 사회가 다이내믹 코리아라고는 하지만, 이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는 것에 교민 사회의 우려가 크다"며 "한국이 짧은 기간 안에 민주화를 이루다 보니 성숙도가 부족한 것 같은데, 어떤 갈등이든 정치적으로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회 통합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이영기 베를린 한인회장은 "고국의 경제 발전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은 해외에서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한국의 정치 상황을 걱정하는 동포들이 적지 않다"며 "선거에서 나타난 여러 세대 갈등, 이념 갈등은 앞으로 새 정부가 세심하게 살펴야 할 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수 우간다 한인회도 "상식과 공정한 세상을 회복해 진정한 대한민국으로 재도약할 수 있게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파리 교민 이씨 역시 "이념 간, 세대 간, 성별 간 갈등과 분열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한국에 대한 걱정이 많아진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갖더라도 포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벨기에 교민 문동현(47)씨도 "작년 말 업무 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비상계엄 사태가 터져 너무 충격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한국은 정치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서로 대립하고 '갈라치기'가 심한데 새 대통령이 앞장서서 대통합 시대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태로운 한국 경제를 되살려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30년간 한식당을 운영 중인 김정호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 살림을 잘하는 것"이라며 "한국 경기가 안 좋으면 출장 오는 사람도 줄고 한국 기업 활동도 위축돼 개인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다 영향을 미친다"고 토로했다.
김종희 프랑스 한인회장도 "유로 환율이 1천500원을 훌쩍 뛰어넘어서 유학생이나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업하는 교민들이 매우 힘들어한다"며 새 대통령이 환율 정책에 더 신경 써주길 바란다는 말도 남겼다.
러시아 교민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경색된 한-러 관계 회복도 당부했다.
모스크바 한식당 주인 김씨는 "한국이 러시아의 비우호국이 돼 직항과 송금이 다 막혔다. 이렇게 무시할 수 없는 큰 나라와 적대적 관계를 맺어서 한국에 도움 되는 게 없다는 걸 30년간 이곳에 살면서 느낀다"며 "새 대통령은 한-러 관계에 있어 실용적, 합리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 주재원 A씨도 "한러 관계가 잘 유지돼 사업하는 분들이 문제없이 일을 꾸려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민 사회에 대한 고국의 관심을 촉구하는 이들도 있다.
이영기 베를린 한인회장은 "1세대 동포분들은 조국 발전의 숨은 주역으로 독일 사회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해왔다"며 "당선인이 이들의 삶에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한기 에스와티니 한인회장은 "에스와티나와 같은 소규모 교민사회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실질적 지원을 제공해주길 바란다"며 "아울러 해외 공관의 역량을 강화해 교민 안전망을 더욱 체계적으로 구축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송진원 정빛나 김계연 최인영 유현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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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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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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