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K-콘텐츠가 만난 순간" BTS·봉준호, '대선' 개표방송 카운트다운 깜짝 등장
![[사진]OSEN DB.](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04/202506040016779230_683f127bd240b.jpg)
[사진]OSEN DB.
[OSEN=김수형 기자] 6월 2일 밤,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의 포문을 연 MBC의 카운트다운 영상이 단순한 선거방송을 넘어 감동적인 역사 서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특히 방탄소년단(BTS)과 봉준호 감독이라는 K-콘텐츠를 대표하는 인물이 영상에 깜짝 등장하면서, 시대를 잇는 메시지를 전달해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MBC는 개표방송 직전인 오후 8시, 출구조사 발표 1분 30초 전 ‘그날, 함께 지금’이라는 제목의 카운트다운 영상을 선보였다. 이 영상은 일제강점기 손기정 선수의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장면으로 시작해, 청산리 전투(1920), 상하이 한인애국단의 의열투쟁(1931) 등 한국 근현대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인공지능 기술로 생생히 복원했다.
특히 영상 중반, 해방 이후 김구 선생이 1946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남긴 연설이 울려 퍼졌다. “우리 전 민족이 세계 무대로 발을 들여놓는 그런 시기를 맞았습니다”라는 말 뒤로, 방탄소년단 리더 RM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2018년 UN 연설에서 RM이 전한 영상. 당시RM은 “자, 그러면 우리 모두 한 걸음 더 나아가 봅시다”라고 외쳤고, 이 영상이 절묘하게 교차되며, 과거 독립운동가의 꿈과 오늘날 글로벌 K-아티스트의 현실이 하나로 이어졌다.
이어 카운트다운에는 또 한 명의 세계적인 인물, 봉준호 감독이 자료화면으로 등장했다. 그는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석권한 바 있다. 그의 수상 장면은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의 중심에 선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또 한 번 묵직한 울림을 안겼기에 더욱 뜻깊었던 순간이었다.
이렇게 대선 당일, 지상파 3사(KBS·MBC·SBS)는 이번 개표방송에서 각기 다른 색깔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MBC는 ‘시대의 흐름과 감성’을 결합한 역사적 서사로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메시지를 카운트다운에 녹여낸 점이 돋보였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BTS가 김구 선생의 뜻을 잇는 듯한 장면에 울컥했다”, “역사와 문화가 이토록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니 놀라웠다”는 감동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기도. 누리꾼들은 이 장면을 두고 “과거가 현재를 비추고, 현재가 미래를 여는 진심 어린 메시지”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번 개표방송은 단순한 개표 상황을 넘어서, 한국이 세계 속에서 어떤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지 되새기게 하는 순간이었다. 그 시작을 가장 한국적인 감성과 세계적인 콘텐츠로 알렸다는 호평이다. /[email protected]
[사진] 방송 캡처
김수형([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