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여전히 강력”… 엔비디아 시총 1위 탈환, SK하이닉스도↑

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엔비디아는 전날보다 2.8% 오른 141.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3조4440억달러(약 4730조원)로 늘어나, 같은 날 0.22% 상승한 기존 시총 1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의 3조4410억달러를 앞질렀다. 엔비디아가 시총 1위 자리에 다시 오른 것은 지난 1월 24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고사양 AI 칩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중국용 AI 칩(H20) 수출을 막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주가는 지난 4월 4일 94달러까지 떨어지며 12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2분기 매출 전망(가이던스)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H20은 재고로 남아 45억달러(약 6조원)를 비용으로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백악관이 이번 주 중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미·중 무역 갈등이 해소될 경우 엔비디아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기업으로 떠오르며 주가가 반등한 것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와 시진핑의 회담이 미·중 관계에 긍정적인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며 “엔비디아는 협상의 중심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볼 기업”이라고 전망했다.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우려도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다. 한때 AI 거품론이 불거지며 일부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에 주춤했지만, 올해 1분기 AI 사업 부문에서 호실적이 잇따르자 다시 투자 경쟁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아마존은 올해 전년(830억 달러) 대비 20.5% 증가한 1000억 달러를 AI·클라우드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축소했던 MS는 1분기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대비 33% 증가하자 AI 인프라 구축에 8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나스닥에선 AMD(2.34%), 인텔(2.79%), 마이크론(4.15%), 브로드컴(3.27%) 등 주요 반도체주가 동반 상승했다.
엔비디아의 시총 1위 탈환에 따라 파트너사들의 수혜도 확대될 전망이다.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전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AI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다’며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예고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해소되고 AI 칩의 수요가 늘어날수록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나 중국 수출용 저사양 칩에 탑재될 그래픽 더블데이터레이트 7세대(GDDR7)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한국거래소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대비 4.82% 오른 21만7500원, 삼성전자는 1.76% 오른 5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가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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