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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부르는 구호체계…이스라엘 가자주민 발포에 비판 고조

구호품에 주민 몰려 '정글'…예견된 무질서 속 총격사태 인구 전체 굶주림…절대 부족한 식량배급 탓 추가참사 우려

참사 부르는 구호체계…이스라엘 가자주민 발포에 비판 고조
구호품에 주민 몰려 '정글'…예견된 무질서 속 총격사태
인구 전체 굶주림…절대 부족한 식량배급 탓 추가참사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구호품을 받기 위해 기다리던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숨지는 일이 잇달아 발생하자 배급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과 미국이 주도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의 식량 배급소에 주민들이 모여들면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지난 1일에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구호품 배급소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31명이 숨지고 176명 이상이 다쳤다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민방위대가 주장했다.
이스라엘군과 GHF는 이를 부인했다.
지난 3일에도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라파의 GHF 배급소 인근에서 구호품 배급을 기다리던 주민 2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지난 8일간 구호품 배급소에서 살해된 이가 102명으로 늘었다"고 주장하며 "이런 범죄에 대해 점령 세력(이스라엘)에 전적인 책임을 묻는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발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발포 방향이 GHF 배급소에서 약 500m 떨어진 쪽이었다며 사망자 발생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용의자'가 진지로 위협적으로 접근해오자 경고 사격을 했고, 그런데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곁으로 추가 사격을 했다고 설명했다.
총격 사건은 많은 사람이 구호품을 받기 위해 잠재적인 전투 지역을 통과한다는, GHF 배급 방식의 결함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질서 있는 배급 방식이 없다고 호소했다.
3일 반 정도를 5~6명이 버틸 수 있는 구호품 상자가 테이블 위에 놓여있고, 항상 상자 수보다 이를 받으려는 사람 수가 더 많다고 한다.
몰려든 주민들은 상자 한 개 이상을 집으려고 하고, 누군가는 상자를 두 개 이상 가져가지만, 다른 사람들은 한 개도 받지 못한다. 집에 구호품을 들고 가는 길에 도둑맞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중부의 배급소에서 구호품을 받으려던 주민 무타셈 사에드니(21)는 "무기를 든 사람들, 구호품을 받으려 싸우는 사람들,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 등 모든 종류의 혼란이 있었다"면서 배급 현장을 '정글'이라고 불렀다.
그는 두 개 이상의 상자를 가져간 사람들은 상자를 한 개도 받지 못한 사람들로부터 공격받았고, 아이들이 음식을 도둑맞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구호품 상자가 더 이상 남지 않자 사람들이 집기를 부수고 상자가 올려져 있던 테이블까지 훔치기 시작했다고 그는 전했다.
이어 "직원들은 개입하거나 상황을 통제하려고 하지 않고 한쪽에 서서 파괴를 지켜보고만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보장교 출신 마이클 밀슈타인은 이 같은 혼란이 구호품 배급을 통제하려는 시도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하마스 대원도 배급소에 들어가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져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혼란에는 기근으로 인한 가자지구 내의 절박한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GHF는 주민들에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라파 배급소에 오전 5시 이전에 오는 것을 금지하며, 지도와 함께 지정된 경로를 따라갈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제한된 양의 구호품을 확보하기 위해 이보다 수 시간 전에 배급소로 향한다고 한다. 게다가 얼마나 많은 주민이 이러한 지침을 알고 있는지도 미지수다.
GHF의 배급 규모도 부족한 것으로 지적된다.
GHF는 가자지구 남부와 중부에 '안전한 배급소' 4곳을 설치해 가자지구 인구 210만명 중 120만명에게 식량을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게다가 계획된 배급소 4곳 중 현재 한 곳만이 운영되고 있다.
이는 가자지구 내에 배급소 400곳을 운영하는 유엔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다.
이런 가운데 GHF는 4일에는 이스라엘군과 보안 조처 강화를 논의하기 위해 구호품 배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구호품 중단 결정은 전날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사상자가 나온 데 따라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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