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검사 먼저 받으라" 특정 선수 실명 언급…월드 복싱 사과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복싱 종목을 관장할 국제 경기단체로 잠정 인정받은 월드 복싱(World Boxing)이 새로운 성별 검사 정책을 발표하면서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 실명을 언급한 것에 사과했다.
AP 통신은 4일(한국시간) 보리스 판데르 보르스트 월드 복싱 회장이 알제리 복싱연맹에 사과 서한을 보낸 것을 입수해 보도했다. 보르스트 회장은 서한에서 "그녀(her)의 프라이버시는 보호받아야 했음을 인정한다"며 "여러분에게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월드 복싱은 최근 대회 출전을 희망하는 선수의 염색체 성별을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여성 부문 대회 출전 의사를 밝힌 선수에게서 남성 염색체가 확인될 경우 해당 선수 검체는 독립적인 전문가에게 맡겨 유전자와 호르몬 기준 등을 더 면밀히 검토한다.
월드 복싱은 다음 달 1일부터 이런 기준을 적용한다고 공지하면서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금메달리스트인 칼리프를 직접 지목해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월드 복싱은 지난 1일 "칼리프가 이달 7일부터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열릴 복싱 컵을 포함한 향후 대회에 출전하려면 먼저 성별 검사를 통과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칼리프는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급 경기에서 성별 논란 속에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줘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다. 칼리프와 린위팅(대만)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명시되지 않은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실격당했다.
이후 이들의 검체에서 남성을 의미하는 염색체(XY)가 검출됐다는 주장까지 나왔으나 파리 올림픽 복싱 종목 운영을 관장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권 성별을 기준으로 삼겠다며 출전을 승낙했다. 칼리프와 린위팅은 올림픽 여자 복싱 챔피언에 올랐으나 세계 복싱계에선 선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공정하지 못한 결과라는 반발이 잇따랐다.
각국 복싱협회로부터 압박받아온 월드 복싱은 결국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이번에 엄격한 성별 검사를 예고한 것이다. 성별 검사는 각국 복싱 연맹이 시행하고 결과를 월드 복싱에 제출해야 하며 선수는 결과에 항소할 권리가 있다.
김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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