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속 부산시장직까지 팔았다'…가상자산 투자사기 다단계 조직 일망타진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10년 가까이 2138명에게 468억원 규모의 다단계 투자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일당은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아하(AHA)그룹’이란 회사를 차려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 건강기능식품 판매에 이어 가상자산 투자까지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장기간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투자 명목의 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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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0% 수익 보장”…아하그룹, 불법 다단계였다
A씨 일당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아하그룹 사업에 투자하거나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면 일정 수당을 주겠다고 속여 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투자금의 5~10% 수당으로 지급한다거나 신규 투자자 모집 시 2~10% 후원 수당을 주겠다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늘렸다. 실상은 이윤 창출이 거의 없는데도 새 투자자를 모아 그들이 낸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당을 주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였다.
A씨 등은 9년 동안 이 조직을 회사 형태로 운영하면서 직접 투자액, 투자자의 아하그룹 제품 거래 실적 등에 따라 팀장, 국장, 대표로 승진시키며 그에 따른 수당을 지급, 조직적으로 투자자를 관리했다. 피해자는 한동안 약속된 수당을 받기도 해 의심없이 계속 투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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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스파·요식업·가상자산…투자 유치하려 ‘문어발’ 확장
심지어 이들 일당은 다단계 투자 사기 특성상 직급이 높을수록 배당이 크단 점을 악용, 추가 배당을 미끼로 팀장·국장 등 기존 직급과 별개로 가상 현실에만 존재하는 직책까지 판 것으로 파악됐다.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 세계를 구현해 이곳의 동장·구청장·시장 직책을 만든 뒤, 이들 직책을 사기 위한 별도의 투자금을 내면 기존에 받던 수당 등에 5~8% 돈을 더 얹어주겠다는 방식이었다. 경찰은 “가상 현실에만 존재하는 동장 직책은 5000만원, 창원시장·부산시장은 각각 5억원·7억원이었다”며 “막판까지 온갖 명목으로 투자금을 뽑아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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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은 7억원…이 직책 사면 수당 더 줄게”
김종석 경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장은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서민들의 절박한 심리와 투자 열풍을 악용한 각종 금융 범죄에 엄중 대응하겠다”면서 “단기간에 원금·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 투자 사기 등 범죄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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