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철강 관세 50%로 인상…한국 철강업계 "최악의 상황"
“정부가 하루빨리 협상에 나서줘야 해요. 더 나빠질 거라곤 예상 못했는데…”4일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허탈해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 관세는 포고문에 적시된 대로 미국 동부 시간 이날 0시 1분(한국시간 4일 오후 1시1분)을 기해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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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겹치는 철강업계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자 일부 국내 철강업체들은 공장문을 닫고 있다. 동국제강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천 철근 생산 공장을 한 달간 가동 중단할 계획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일부 공장 셧다운에 들어갔다.

악화되고 있는 실적도 부담이다. 포스코홀딩스의 1분기 실적은 매출 17조4370억원, 영업이익 56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3.4%, 1.7%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영업손실 19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동국제강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9% 급감했다.
수출 물량도 줄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5%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된 지난 5월 대미 철강 수출은 20.6% 감소했다. 산업연구원은 “관세 인상에 따른 실질적인 영향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으나, 향후 미국 내 수요 위축과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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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정부 역할에 마지막 기대
철강업계는 정부가 미국과 개별협상에 나설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앞서 영국과 미국은 지난달 무역 협상에서 연간 10만대까지는 영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품목별 관세가 아니라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업, 에너지 산업 등 한국이 미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협상력을 발휘해 낮은 세율의 할당 쿼터를 확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수출 다각화 등을 통해 대미 의존도를 낮출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영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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