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럭셔리보다 K뷰티...㈜신세계, 강남에 130평 뷰티샵 낸다
㈜신세계가 서울 강남역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뷰티 편집숍 ‘시코르’ 매장을 확대한다. 럭셔리 해외 뷰티 브랜드 중심의 고급화 전략에서 벗어나 한국 뷰티 브랜드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이달 말 서울 강남역 대로변에 429㎡(약 130평) 크기의 시코르 매장을 오픈한다. 이곳에 입점 제품의 50% 이상을 한국 뷰티 브랜드로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은 전체 판매 제품의 70%가 해외 뷰티 브랜드였는데 무게중심을 K뷰티로 옮기는 것이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주력 사업이 백화점인 만큼 럭셔리 해외 뷰티 중심으로 운영해왔지만, K뷰티 인기가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뜨거워지면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뷰티업계는 1980년대만 해도 방문판매 중심이었다. 1990년대 들어서는 해외 수입 제품을 위주로 파는 백화점 뷰티와, 미샤·더페이스샵 같은 중저가 제품 위주의 로드샵으로 양분됐다. 이후 올리브영을 비롯해 랄라블라(옛 왓슨스), 롭스 같이 여러 브랜드 제품을 모아서 파는 뷰티 편집숍이 인기를 끌었지만, 대부분 철수했고 현재는 올리브영이 K뷰티 플랫폼으로 지위를 굳혔다.
㈜신세계도 세계적인 뷰티 편집숍인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세포라’를 벤치마킹한 한국판 세포라 콘셉트로 2016년 12월 시코르 첫 매장을 냈다. 매장을 30개까지 확대하며 한때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기록했지만, 현재는 매장이 19개로 줄며 고전하고 있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이나 해외직구가 일반화한 데다, 영국 ‘부츠’에 이어 지난해엔 세포라까지 철수할 정도로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어 럭셔리 뷰티 수요 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그룹 내 사업 재정비에 나섰고 지난해 연말 시코르 강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코르 담당 팀도 영업본부 소속에서 박주형 ㈜신세계 대표 직속으로 개편했다.

강남역점은 백화점 사업을 운영하며 쌓은 뷰티 공급처를 활용해 다른 로드샵과 차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계열사가 독점 판매권을 확보한 브랜드를 활용해 올리브영 등 국내 뷰티숍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국내·외 뷰티 브랜드를 유치해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강남역점 시코르에는 신세계백화점 일부 점포에 입점한 미국 ‘배스 앤 바디 웍스’가 숍인 숍(매장 안에 매장) 형태로 들어선다.
이와 함께 매장 내 고객 체험도 강화한다. 향이나 제형 등을 소비자가 구매 전에 확인할 수 있고,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링을 할 수도 있는 '셀프 바' 형태의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신세계는 강남역점을 시작으로 서울 명동·홍대·동대문 등 주요 상권에 추가 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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