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거품론도 잠깐…엔비디아, 시가총액 1위 탈환
엔비디아가 4개월만에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 자리를 되찾았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거품론에 잠시 흔들렸던 반도체 시장은 빅테크 기업들의 호실적에 미·중 관계 개선 기대감까지 더해진 영향이다.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엔비디아는 전날보다 2.8% 오른 141.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3조4440억 달러(약 4730조원)로 늘어나, 같은 날 0.22% 상승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3조4410억 달러를 앞질렀다.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AI 칩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중국용 AI 칩(H20) 수출을 막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주가는 지난 4월 4일 94달러까지 떨어지며 12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2분기 매출 전망(가이던스)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H20은 재고로 남아 45억 달러(약 6조원)를 비용으로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백악관이 이번 주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미·중 무역 갈등이 해소될 경우 엔비디아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에 주가가 치솟은 것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와 시진핑의 회담이 미·중 관계에 긍정적인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과열됐다는 우려도 잦아들면서 빅테크들은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아마존은 올해 전년(830억 달러) 대비 20.5% 증가한 1000억 달러를 AI·클라우드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 MS도 1분기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대비 33% 증가하자 AI 인프라 구축에 8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나스닥에선 AMD(2.34%), 인텔(2.79%), 마이크론(4.15%), 브로드컴(3.27%) 등 주요 반도체주가 동반 상승했다.
엔비디아 파트너사들의 수혜도 확대될 전망이다.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전날 주주총회에서 ‘AI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다’며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예고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해소되고 AI 칩 수요가 늘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나 중국 수출용 저사양 칩에 탑재될 그래픽 더블데이터레이트 7세대(GDDR7)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대비 4.82% 오른 21만7500원, 삼성전자는 1.76% 오른 5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가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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