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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화의 마켓 나우] AI가 일자리 ‘킬러’아닌 ‘메이커’되려면

이수화 서울대 빅데이터 혁신융합대학 연구교수·법무법인 디엘지 AI센터장8
새 정부는 AI를 차세대 국가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다. 하지만 현실 속 인공지능(AI)과 일자리의 관계는 이중적이다. 우선 AI는 일자리 ‘킬러’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13일, AI 투자 확대와 조직 개편을 이유로 약 7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해고 대상에는 중간관리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자도 포함됐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4월 30일 “현재 회사 내 코드의 30%를 AI가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 또한 3월 10일 “1년 내로 AI가 사실상 모든 코드를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일러스트=김지윤
메타·인텔·아마존도 감원 행렬에 동참했다. 올해에만 테크 업계에서 5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자문회사 가트너는 2026년까지 기업의 20%가 조직을 수평화하며 중간관리자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다고 전망한다.

AI를 ‘무한 일자리 메이커’로 만드는 길은 우리가 앞으로 닦아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이 AI에 대해 바라는 것을 기업보다 더 잘 알아야 한다. 기업의 바람은 단순한 인건비 절감 그 이상이다. AI가 고차원적인 인지 노동까지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은 역설적으로 인간 전문가들의 한계를 드러낸다. 특정 분야에 고도로 전문화될수록 타 분야와 소통과 융합이 더 어려워진다.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서 전략·마케팅·기획·개발·시험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협업이 항상 난제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각자의 전문성은 깊지만 이를 창의적으로 융합해 시너지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AI는 이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AI는 광범위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인간처럼 특정 분야의 사고방식에 갇히지 않는다. 그 덕분에 법해석학에 계산 이론을 접목하거나, 역사 해석에 과학기술적 관점을 더하는 등 인간 전문가가 간과하기 쉬운 융합적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전문가들의 협업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뿐만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제품과 서비스 탄생을 앞당긴다. 개발자는 단순 코딩 업무에서 벗어나 AI와 협력하여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빌더(builder)’로 진화하게 된다.

AI와 기업의 만남이 단순한 인건비 절감으로 끝나면 안 된다. 기업은 AI를 통한 ‘통섭과 융합’으로 지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도 이에 발맞춰야 한다. 창의적 인재나 융합형 전문가 양성에 그치지 않고, AI를 능숙하게 활용해 복합적 결과를 만들어내는 실전형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해야 할 시점이다.

이수화 서울대 빅데이터 혁신융합대학 연구교수·법무법인 디엘지 AI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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