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료’ 6개월 아기 간이식…중국 의사 2만명에 생중계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석좌교수가 중국 칭화대의 요청으로 중국 현지에서 긴급 생체 간이식 수술을 했다. 사진은 생후 6개월인 환자의 수술 경과를 살피는 이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05/75aa7c3a-44ae-4d0e-9c8c-952d7963a78c.jpg)
급기야 음낭에도 복수가 새어나온 위급한 상황. 칭화대의 요청을 받고 중국으로 날아간 한국 의료진은 9시간에 걸친 간이식 수술로 그를 살려냈다. 이 수술은 중국 전역의 간이식 전문가 2만여명에게 동시에 생중계됐다.
4일 서울아산병원은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문덕복·정동환·윤영인 교수 등으로 이뤄진 이식팀이 지난달 11일 중국 현지에서 생체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생체 간이식보다 뇌사자 간이식이 많은 중국은 생체 간이식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필요했다. 건강한 사람의 간을 일부 떼어내 이식하는 생체 이식은 뇌사자 이식보다 까다롭다.
칭화대의 요청을 받은 간이식팀은 지난달 9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문제는 6㎏에 불과한 리웨이의 체중이었다. 통상 국내에서 소아 생체 간이식을 시행할 때는 환아의 체중을 8㎏까지 늘린 뒤 진행한다. 이식되는 부모의 간 크기가 아이의 복부 내 공간보다 크면 이식 후 배를 무리하게 닫게 돼 간이 괴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산병원 간이식팀은 환자 상태가 악화돼 더는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베이징 도착 이틀 뒤인 지난달 11일, 창궁병원 의료진과 협의를 거쳐 수술에 돌입했다. 정동환·윤영인 교수가 아버지의 간 일부를 10㎝ 최소 절개술로 안전하게 떼어냈다. 이어 이승규 석좌교수와 문덕복 교수가 리웨이에게 아버지의 간을 이식했다.
이렇게 9시간 가까이 진행된 수술은 창궁병원에서 열린 한·중 간이식 국제학술회의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수술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중국 전역의 의료진은 2만여 명에 달했다. 리웨이는 수술 3일째부터 우유를 먹는 등 빠르게 회복해 지난달 27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수술 후 이승규 석좌교수는 칭화대 의과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에선 서울아산병원이 지난 4월 세계 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9000건의 간이식을 달성할 수 있었던 노하우 등을 공유했다. 이 석좌교수는 “위급한 아이에게 생체 간이식으로 새 삶을 선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우리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간이식 기술을 전수해 세계의 많은 환자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수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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