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정동영, 환경 김성환 유력…복지 정은경, 외교 조현 하마평

당초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 논의가 오래 걸릴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 없이 바로 업무를 개시한 데다, 새 정부의 내각을 인선하기 위해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이주호 국무총리 직무대행의 임명 제청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2017년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선 내각 완성에 195일이나 걸렸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선 작업은 8년 전과는 다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 캠프 출신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그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전부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장관을 한명 씩 내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친명계 의원 역시 “12·3 비상계엄 이후 멈춰버린 국가를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와 달리 여대야소(與大野小) 구도인 만큼, 인사청문회 유불리를 따지며 속도를 늦출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환경부 장관으로는 김성환 의원(3선·서울 노원을)이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의 기후·에너지 정책을 설계한 김 의원은 당초 신설되는 기후에너지부 초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됐으나, 정부조직 개편 작업이 늦춰짐에 따라 유력한 환경부 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오는 13일 선출하는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게 마지막 변수다.

이 대통령 캠프에 영입된 당 외부 인사도 장관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이재명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을 지낸 정은경 전 질병청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에, 선대위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 산하 국익실용중심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낸 조현 전 유엔대표부 대사는 외교부 장관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선대위 K문화강국위원장을 지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도 문화부 장관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정치인이나 캠프 출신이 아닌 인사 중에는 서울도시주택공사(SH) 사장과 경기도시주택공사(GH) 사장을 모두 지낸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신뢰하는 인사들의 대통령실 합류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측근 의원 그룹 ‘7인회’ 출신 김남국 전 민주당 의원은 디지털소통비서관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 의원실 출신 김용채 보좌관은 인사비서관이 유력하다.
다만 대통령실 정책실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경제부처 장관 논의는 잠시 미뤄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제 관련 장관이나 조직 문제가 급하지 않냐고 말씀하시는데, 그건 중장기적인 경제 정책과 관련이 깊다”며 “지금(은) 당장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그런 경제 정책이 필요하고, 그중의 가장 핵심은 아마도 추경 편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인사 문제는 소수의 몇 사람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보다는 우리 당의 의견, 시민들의 의견, 야당이나 언론들의 의견도 미리 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그 기회를 가진 다음에 할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오현석.김정재.조수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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