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인권운동가 군함 명칭 변경 추진에 美샌프란 정가 반발
동성애 인권운동가 군함 명칭 변경 추진에 美샌프란 정가 반발(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 국방부가 동성애 인권운동가의 이름을 붙인 군함의 명칭 변경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정가가 반발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동성애 인권운동가인 하비 밀크의 이름을 붙인 군함의 명칭을 바꿀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에 "LGBTQ+(성소수자) 인물들의 노력을 지우려는 부끄러운 시도이자, 미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샌프란시스코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뉴섬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헤그세스의 행동은 리더십 부재를 감추기 위한 비겁한 짓"이라고 썼다.
샌프란시스코 대니얼 로리 시장도 성명을 내고 "하비 밀크는 자신의 삶을 도시와 국가에 헌신했고, 모든 미국인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다만, 로리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헤그세스 장관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밀크의 조카이자 하비 밀크 재단 의장인 스튜어트 밀크는 "우리는 이 제안이 철회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도 "그렇지 않는다면 우리 커뮤니티뿐 아니라 모든 소수자 커뮤니티와 함께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성애 인권운동을 상징하는 하비 밀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해군에 입대해 한국 전쟁에 참전했다. 그러나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해군에서 강제 퇴역했고 이후 1970년대 동성애자 인권운동에 투신했다.
1977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에 당선됐으나 이듬해 암살당했다.
미 국방부는 2016년 군함에 밀크의 이름을 붙이기로 하고 미 해군 군사해상운송사령부 소속 '존 루이스 급(級)' 급유선 중 한 척을 '하비 밀크호'라고 명명했다.
하비 밀크의 일대기는 2008년 영화 '밀크'(Milk)로 제작됐고, 주연을 맡은 숀 펜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그의 95번째 생일을 맞아 캘리포니아주에서 통합의 메시지를 기리는 선언문이 발표됐다.
AP 통신은 6월은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로, 전 세계에서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시기인 만큼 반발이 더욱 거세다고 전했다. 프라이드 먼스는 성소수자 인권의 달인 6월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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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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