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인도, 난민·이민자 등 1천여명 방글라로 강제 송환"
"때리고 굶기고 배에 태운 뒤 바다에 밀어 넣어"
"때리고 굶기고 배에 태운 뒤 바다에 밀어 넣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방글라데시와 관계가 나빠진 인도가 최근 자국에 거주하는 난민들과 증빙서류를 갖추지 못한 이민자들을 '불법 침입자'로 간주해 방글라데시로 강제 송환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국경경비대(BGB) 관계자는 AFP 통신에 "지난달 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인도 당국은 19개 접경 지역을 통해 1천272명을 (방글라데시에) 밀어 넣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인도 시민권자나 로힝야 난민도 있다"라며 "어제 하루에도 50명이 넘어왔다"고 주장했다.
인도 정부는 자국에 거주하면서 증빙 문서가 없는 이민자들을 '무슬림 침투자'라고 묘사하며 이들이 안보 위협을 초래한다고 비난해 왔다.
방글라데시에서 만난 자히둘 몰라(21) 씨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자신도 강제 송환자 중 한 명이라며, 14세 때부터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방글라데시로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 당국자들이 가족들을 강제로 비행기에 태운 뒤 수용소로 보냈다며 2주간 50명이 넘는 남성들과 수용소에 있다가 함께 배에 태워졌다고 말했다.
몰라 씨는 "그들은 3일 동안 우리를 계속 때리고 굶겼다"며 방글라데시와 인도 국경에 걸친 순다르반스 맹그로브 숲 바다에 던져졌고, 방글라데시 해안경비대가 구조해 경찰에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방글라데시 과도 정부에서 외무 고문으로 있는 토히드 호사인은 "인도와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는 방글라데시 독립 전쟁을 적극 지원했고, 독립 이후에도 방글라데시가 경제적으로 인도에 의존하면서 우방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장기 집권하던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반정부 시위에 밀려 인도로 달아난 뒤 양국 관계는 악화하고 있다.
친인도 정책 노선을 펼치던 하시나 전 총리가 퇴진하자 방글라데시에서는 반인도 시위가 벌어졌고, 방글라데시 내 힌두교도가 공격받는 사례가 생겼다.
인도 역시 하시나 총리를 송환하라는 방글라데시의 요청을 거부하고, 방글라데시와 협의 없이 국경에 철조망을 세우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아미트 샤 인도 내무장관은 "불법 침입자 문제는 국가 안보와도 관련되어 있으며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인도 내 무등록 방글라데시인 추방을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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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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