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에도 5%P차? 당혹"… 與, 대선 서울 표심에 위기감

6·3 대선 결과를 두고 서울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묘하게 술렁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서울 득표율이 지난 4·10 총선 때 민주당의 지역구 득표율보다 5% 포인트 가량 낮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47.13% 득표율을 얻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55%)를 5.58%포인트 차로 앞섰다. 2022년 대선 때는 서울에서 이 대통령(45.73%)이 윤 전 대통령(50.56%)에게 4.83%포인트 차로 밀렸었다.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의 득표율이 3년 전보다 1.4%포인트 올랐지만, 당에선 위기감이 적잖다. 대선에서 3등 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서울에서 9.94%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 후보와 득표율을 더하면 51.49%로 지난 대선 때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50.56%)을 웃돈다. 이른바 ‘한강 벨트’가 지역구인 한 의원은 통화에서 “김문수 후보의 득표율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득표율을 단순 합산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사실상 4% 포인트 넘게 밀렸다고 볼 수도 있다”며 “서울이 지난 대선보다 더 보수화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구(區)별로 살펴보면, 김문수 후보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 등 4곳에서만 이겼고, 이 대통령이 나머지 21개 구를 싹쓸이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와 김 후보의 구별 득표율을 합산하면, 이 대통령이 앞선 곳은 11개 구(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은평·서대문·강서·구로·금천·관악)로 줄어든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4일 이 대통령 취임 선서 이후 일부 수도권 의원들이 이런 득표율을 거론하며 “내년 지방선거가 우려된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중앙일보가 재구성한 의원들 사이의 대화는 이랬다.
▶A 의원(초선)=“의원님, 서울 득표율 보셨어요?”
▶B 의원(재선)=“비상계엄에도 이 정도 차이밖에 안 나다니, 솔직히 좀 당혹스럽네요.”
▶A 의원=“지방선거 앞두고 보수 진영이 합쳐지면, 마냥 유리하진 않겠어요.”
▶C 의원(초선)=“인천·경기랑 많이 다르네요. 지난 총선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지난해 국회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양당의 서울 득표율 격차는 5.9%포인트(더불어민주당 52.2%, 국민의힘 46.3%)였고, 48석 중 37석을 민주당이 쓸어갔다.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당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26.23%)과 조국혁신당(22.87%)의 득표율을 합하면 56.63%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36.9%)를 한참 앞섰다.

이러한 우려 탓인지, 향후 당의 행보를 좌우할 민주당 차기 대표·원내대표 선거로 의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보수 재편을 앞두고 민주당이 돌이켜 봐야 할 지점이 많다”며 “공격수 입장이었던 야당일 때와 달리 차기 지도부는 민생 행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재([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