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작가, 울산국제아트페어서 모노크롬 회화 전시

이번 아트페어에서 정 작가는 블랙 모노크롬 회화 작품 《Afterimage: Vestige》와 《Condensation》을 선보인다. 검정을 통해 사유의 밀도와 시간의 흔적을 화폭 위에 응축시키고, 표면 위에 존재와 부재가 맞닿는 지점을 드러낸다. 이는 중심을 향해 응결되면서도 시간의 지층이 쌓여가는 공간적 기록으로 읽힌다.
정 작가는 “검정은 단순한 색이 아니라, 시간과 물질,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가 응축된 구조적 언어이자 감각적 기록”이라며 “사물들이 언어 이전의 상태로 존재하는 근원적 공간이며, 시간이 압축되어 퇴적된 감각의 층위”라고 설명했다.
하이데거와 들뢰즈 등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존재의 근원을 시각적으로 풀어내온 정 작가는 블랙 모노크롬이라는 전통적 회화 문법을 물성과 철학, 시간성과 존재론으로 확장하며 단색화의 동시대적 가능성을 재정의해왔다.
서울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SVA) 석사와 시카고 예술대학교(SAIC) 학사를 마친 그는 뉴욕과 서울을 기반으로 작업해왔다. 정 작가의 작품은 블랙을 단순한 미감이 아닌 사유의 도구로 전환시키며, 보기 드문 밀도 높은 조형성과 개념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정 작가는 블랙 모노크롬 장르를 철학적이면서도 조형적으로 깊이 파고들며, 반복이나 수사의 안전지대에 머무르지 않고 재료의 물리성과 감각의 깊이를 해부한다. 고전적 형식 안에서 물성과 시간, 존재와 부재를 밀도 높게 다루며 회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그의 작업은 모노크롬 작가이자 여성 작가로서도 보기 드문 독자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번 울산국제아트페어에서도 정재원 작가는 한국 현대미술을 넘어 국제 미술계에서도 또렷한 궤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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