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의 마켓 나우] ‘과학기술 대통령 이재명’의 조건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실용 과학기술이 지난 정부들의 무능과 실책으로 ‘초토화’됐다는 평가가 있다. ‘초격차’를 자랑하던 여러 첨단전략산업 분야가 최근 ‘역초격차’로 뒤지기 시작했다. 디스플레이는 아직 중국에 앞서 있지만, 반도체는 중국 YMTC의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특허를 국내 기업이 라이센싱하는 처지다. ‘초격차’를 자랑하던 이차전지도 이제는 중국에 역초격차로 뒤진다는 말까지 들린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 이하로 확실히 주저앉았다. 반고체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국내 유력 셀 업체가 중국 학자에게 조언을 받는 실정이다. 첨단 전동화 휴머노이드, 첨단 모빌리티도 초격차로 뒤지고 있다.

일반인은 잘 모르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비효율과 부패는 탈권위주의 시대에도 진화를 통해 살아남았다. 새 정부에 다음 조치를 기대해본다.
첫째, 카르텔을 청산해야 한다. 첨단전략산업과 실용 과학 정책의 위기는 정치인 친인척 및 전·현직 관료들이 주축이 된 카르텔 탓이 크다. 이를 빠르게 바로잡으려면 촘촘하고 과감한 인사를 강행해 우리 앞에 닥친 첨단전략산업 위기에 신속히 대비해야 한다.
둘째, 흥청망청 포퓰리즘을 청산해야 한다. 불필요한 예산 낭비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규모 있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투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폐지하거나 간소화할 게 아니라, 오히려 이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권력 내부 깊은 곳의 부패를 청산해야 한다. 좌파와 우파의 지난 정부들은 그 핵심부가 복잡다단한 이권과 시장 시세 조종의 유혹을 털어내지 못했다. 일부 권력 핵심은 부패를 ‘권한’으로 착각했다.
프랑스 극작가 피에르 코르네유(1606~84)는 “고난 없는 승리에는 영광이 없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분야의 고난 극복으로 새 대통령이 ‘제2의 박정희·김대중’이라는 영광스러운 후세 사가의 평가를 누리게 되기를 기대한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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