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박철완의 마켓 나우] ‘과학기술 대통령 이재명’의 조건

박철완 서정대학교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혁명 직후, 박정희 장군은 나라의 곳간이 텅텅 빈 것을 알게 됐다. 쿠데타를 후회했다는 전언까지 있다. 정책에서 박정희·김대중을 가리지 않는 ‘이재명식 흑묘백묘(黑猫白猫) 실용주의’를 전개할 새 대통령에게도 비슷한 회의감이 밀려올 수 있다. 과학기술 경쟁력이 심각한 위기다.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실용 과학기술이 지난 정부들의 무능과 실책으로 ‘초토화’됐다는 평가가 있다. ‘초격차’를 자랑하던 여러 첨단전략산업 분야가 최근 ‘역초격차’로 뒤지기 시작했다. 디스플레이는 아직 중국에 앞서 있지만, 반도체는 중국 YMTC의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특허를 국내 기업이 라이센싱하는 처지다. ‘초격차’를 자랑하던 이차전지도 이제는 중국에 역초격차로 뒤진다는 말까지 들린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 이하로 확실히 주저앉았다. 반고체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국내 유력 셀 업체가 중국 학자에게 조언을 받는 실정이다. 첨단 전동화 휴머노이드, 첨단 모빌리티도 초격차로 뒤지고 있다.

일러스트=김지윤
첨단전략산업의 과학기술 경쟁력에 우리의 생존과 번영, 전진과 후퇴가 달렸다. 박정희 대통령은 산업기술 기반과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국가 주도로 형성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로 이행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민간 중심의 기술혁신 환경을 조성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학기술분야에서 ‘제2의 박정희’ ‘제2의 김대중’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반인은 잘 모르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비효율과 부패는 탈권위주의 시대에도 진화를 통해 살아남았다. 새 정부에 다음 조치를 기대해본다.

첫째, 카르텔을 청산해야 한다. 첨단전략산업과 실용 과학 정책의 위기는 정치인 친인척 및 전·현직 관료들이 주축이 된 카르텔 탓이 크다. 이를 빠르게 바로잡으려면 촘촘하고 과감한 인사를 강행해 우리 앞에 닥친 첨단전략산업 위기에 신속히 대비해야 한다.

둘째, 흥청망청 포퓰리즘을 청산해야 한다. 불필요한 예산 낭비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규모 있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투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폐지하거나 간소화할 게 아니라, 오히려 이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권력 내부 깊은 곳의 부패를 청산해야 한다. 좌파와 우파의 지난 정부들은 그 핵심부가 복잡다단한 이권과 시장 시세 조종의 유혹을 털어내지 못했다. 일부 권력 핵심은 부패를 ‘권한’으로 착각했다.

프랑스 극작가 피에르 코르네유(1606~84)는 “고난 없는 승리에는 영광이 없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분야의 고난 극복으로 새 대통령이 ‘제2의 박정희·김대중’이라는 영광스러운 후세 사가의 평가를 누리게 되기를 기대한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