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법원장에 원주민 출신…대법관 9명 전원 '親여당'
개표 완료…투표율 13%·부정선거 논란에도 정부는 "성공적"
개표 완료…투표율 13%·부정선거 논란에도 정부는 "성공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에서 치러진 판사 직접 선거 결과'친(親)여당' 성향의 인사들이 사법부의 최고기관인 대법원의 대법관 자리를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INE)는 5일(현지시간) 대법관 선거 개표를 100% 완료한 결과 우고 아길라르 오르티스·레니아 바트레스·야스민 에스키벨·로레타 오르티스·마리아 에스텔라 리오스·히오반니 피게로아 메히아·이르빙 에스피노사 베탄소·아리스티데스 게레로 가르시아·사라 이레네 에레리아스 등 9명이 당선됐다고 공표했다.
헌법 규정에 따라 여성 5명·남성 4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두 멕시코 집권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또는 행정부의 추천을 받았거나 여당과 가까운 인사들이다. 대법관 후보 등록을 위해선 입법·사법·행정부 중 한 곳의 추천이 필수였다.
바트레스·에스키벨·오르티스는 현직 대법관으로, 판사 선거 도입 전 세 명 모두 현 여당 창당 주역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의 추천을 받아 대법원에 입성한 바 있다.
신임 대법원장에는 가장 많은 표(득표율 5.31%)를 얻은 아길라르 오르티스가 당선됐다.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살과 밀레니오 등에 따르면 1973년생인 그는 중부 오악사카(와하까)주 인구 700명 안팎의 작은 마을인 비야데과달루페에서 태어난 헌법 전문가다. 멕시코 법학 관련 최고 교육기관 중 하나로 꼽히는 베니토후아레스자치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믹스테카 원주민 출신인 아길라르 오르티스는 19세기 중반 대통령까지 지낸 멕시코의 역사적 인물인 베니토 후아레스에 이어 사상 2번째로 원주민 출신 대법원장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원주민 권익 옹호에 앞장섰으며, 1994년 원주민 인권 개선을 요구하며 무장 봉기했던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LN)의 법률 고문을 맡기도 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제는 우리 차례'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아길라르 오르티스 대법원장 당선인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검은색 대신 원주민 상징성을 담은 법복을 입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저조한 투표율(13.02%)과, 여당 측에서 사전에 유권자에 배포한 '기표할 후보 명단' 투표소 지참 방치 등 부정선거 논란 속에 치러졌지만 멕시코 정부는 이번 선거를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멕시코 선관위는 대법관을 제외한 연방판사 872명과 지역 사법부 구성원 1천600여명 등을 선출하기 위한 개표를 계속 진행한 뒤 오는 15일께 전체 당선인을 확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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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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