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의회, 회의장서 하카 시위 의원 3명 정직 처분
징계위원장 "위협적 행동"…징계의원들 "마오리족이라 더 가혹한 처벌"
징계위원장 "위협적 행동"…징계의원들 "마오리족이라 더 가혹한 처벌"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뉴질랜드 의회 처리에 반대하며 회의장서 하카 시위를 벌인 의원 3명에게 의회 역사상 가장 긴 정직 처분을 내렸다.
6일 뉴질랜드 헤럴드 등에 따르면 전날 뉴질랜드 의회는 테 파티 마오리당의 라위리 와이티티 의원과 데비 응아레와 패커 의원에게 21일 정직 처분을 내렸다. 또 하나 라위티 마이피 클라크 의원에게는 7일 정직 처분을 내렸다.
이는 뉴질랜드 의회 역사상 가장 긴 정직 처분으로 기존은 3일 정직이 가장 긴 기간이었다.
이들의 징계안에 여당 의원 전원은 찬성했고, 야당 의원 전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뉴질랜드 의회 징계위원회 주디스 콜린스 위원장은 이들의 행동을 "지나치고 의사진행을 방해하며 잠재적으로 위협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징계받은 세 의원은 자신들이 마오리족이라는 이유로 더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의회에서 1840년 영국과 마오리족 간 맺은 와이탕이(Waitangi) 조약 수정 법안에 반대하며 회의장서 하카를 춘 것이 문제가 됐다.
뉴질랜드의 건국 문서로 여겨지는 와이탕이 조약은 대영제국이 마오리 원주민을 통치하지만 땅, 숲, 수산자원, 문화 등 이른바 '타옹가'(taonga·보물)로 불리는 각종 자원에 대한 마오리족 권리는 인정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연정을 구성한 액트당은 와이탕이 조약이 마오리족에게만 특별한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해당 권리를 뉴질랜드인 전체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수정 법안을 내놨다.
이 법은 의회에서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이 세 의원은 회의장서 하카를 추며 해당 법안을 찢는 등의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됐다.
하카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전사들이 전쟁에 나가기 전 전의를 다지기 위해 추던 춤이다. 눈을 부릅뜨고 발을 구르거나 혀를 내미는 등의 동작이다.
요즘은 마오리족뿐 아니라 뉴질랜드인의 전통과 정신을 나타내는 의식으로 여긴다. 럭비 등 뉴질랜드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시작에 앞서 상대 팀 앞에서 하카를 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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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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