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고법 "옛 도쿄전력 경영진, 회사에 원전사고 배상책임 없어"
주주들이 낸 소송서 1심 '거액 배상' 판결 뒤집고 원고 청구 기각
주주들이 낸 소송서 1심 '거액 배상' 판결 뒤집고 원고 청구 기각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고등법원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당시 도쿄전력 경영진 5명을 상대로 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거액을 도쿄전력에 배상하도록 한 1심 판단을 뒤집어 이들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고 6일 판결했다.
교도통신,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고등재판소는 이날 도쿄전력 주주 42명이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옛 경영진을 상대로 도쿄전력에 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한 소송에서 주주 측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주주들은 피고들이 2011년 원전 사고 당시 쓰나미(지진해일) 대책 수립을 게을리했다며 도쿄전력에 지불할 배상액으로 23조엔(약 216조6천억원)을 요구했다.
1심 법원인 도쿄지방재판소는 2022년 7월 경영자들이 주의 의무를 다했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며 도쿄전력에 13조3천210억엔(125조5천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소송에서 주요 쟁점은 정부 기관이 2002년 발표한 지진 예측 평가에 근거해 쓰나미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었는가, 대책을 세웠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가 등 두 가지였다고 일본 언론은 짚었다.
원고들은 도쿄전력이 2008년 최대 높이 15.7m의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경영진이 방조제 건설, 원자로 건물 침수 대책 등을 추진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옛 경영진 측은 정부 기관의 지진 예측 평가가 쓰나미 대책을 의무화할 정도로 신뢰성이 있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도쿄고등재판소 재판부는 이날 거대 쓰나미 발생 가능성과 관련해 "현실감이 없었다"며 쓰나미를 예측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판결 이후 법원 앞에서 '부당 판결'이라고 적힌 종이를 펼쳐 보이며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원고 측 가와이 히로유키 변호사는 "매우 부당하고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는 판결"이라며 "원전 사고 재발을 허용하는 것으로, 최고재판소에서 이 판결의 결함을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옛 도쿄전력 경영진 일부는 이번 민사 소송과 별개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돼 형사 재판을 받았다. 한국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재판소는 올해 3월 사고 예측 가능성이 없었다며 이들이 무죄라고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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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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