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관제' 판첸 라마 접견 "민족단결·애국애교" 강조
시진핑, '관제' 판첸 라마 접견 "민족단결·애국애교" 강조(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당국이 임명한 11대 판첸 라마 기알첸 노르부를 접견하고 민족 단결 수호와 종교의 중국화 등에 기여할 것을 주문했다고 6일 관영 중국중앙TV(CCTV)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집무실에서 중국 정부가 티베트 불교 2인자로 인정한 판첸라마 기알첸 노르부를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10대 판첸라마를 본보기로 삼아 불교학에 조예가 깊고, 승려와 신자들의 우러름을 받는 티베트 불교의 활불(活佛)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민족단결, 종교평화, 시짱(西藏·티베트)의 안정적 발전과 진보에 더 크게 기여하도록 노력하라"고 격려했다.
시 주석은 또한 "판첸라마가 '애국애교'(愛國愛敎)하는 티베트 불교의 영광스러운 전통을 계승하고, 조국통일과 민족단결을 확고히 수호하기를 바란다"며 "중화민족의 공동체 의식을 확고히 하고 우리나라 종교의 중국화를 체계적으로 추진하며, 시짱의 현대화 건설을 촉진하는 데에 더 나은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공산당이 말하는 '애국애교'는 종교가 당의 통치이념과 사회통합, 민족통합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알첸 노르부는 시 주석에게 카타 또는 카탁이라고 불리는 티베트 전통 스카프를 선물로 올리고 최근 수년간의 불교 학습과 업무 상황을 이야기했으며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을 확고하게 지지하고 조국통일과 민족단결을 확고히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접견에는 중국 공식 서열 4위로 이데올로기·선전을 총괄하는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시 주석의 비서실장 격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서열 5위)가 배석했으며 리간제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공작부장도 참석했다.
기알첸 노르부는 1995년 중국 정부가 판첸라마 선정 과정에 개입해 11대 판첸라마로 일방적으로 지명한 인물이다.
중국 통치에 반대해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어온 달라이 라마는 그를 '가짜 판첸 라마' 또는 '관제 판첸 라마'라고 간주해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1989년 10대 판첸 라마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환생자로 달라이 라마가 선언한 소년 게둔 최키 니마는 지명 직후 실종됐으며, 중국 당국에 의해 사실상 연금 상태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첸 라마는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에 이어 서열 2위인 지도자로, 달라이 라마가 열반하면 그의 환생자를 찾아 새로운 달라이 라마로 옹립하는 데 결정적 권한을 갖는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 사망 시 후계자 지명이 자신들의 소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달라이 라마는 자유가 없는 땅에서는 환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에서 중국이 아닌 자유세계에서 환생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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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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