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아파트 문 열자 20대 남녀 꽉 찼다…中 무허가 홈바 열풍 [세계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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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 대도시에서 성행하고 있다는 '무허가 홈바' 얘기다. 한국에선 홈바가 보통 자신의 집에서 '혼술'을 하거나 손님 초대를 하기 위해 차려 둔 '미니 바'라는 의미로 통용되지만, 중국에선 주거용 공간에서 무허가로 운영하는 술집을 일컫는다고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젊은 직장인들이 홈바에 열광하는 이유를 최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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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불황에 고급 레스토랑 발길 '뚝'
특히 호황기에 문을 연 고급 레스토랑 및 바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베이징의 한 고급 일식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A씨는 "금융 및 IT(정보기술) 회사 직장인들이 주 고객인데, 이들의 소득이 약 40~70% 감소하면서 우리도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고객들은 이제 와인을 주문해도 병이 아닌 잔으로만 한다"고 말했다. FT는 "특히 금융업계 종사자의 경우 (중국 은행들이) 급여를 대폭 삭감한 데 더해 이미 지급한 보너스까지 반환하라고 하면서 사정이 더욱 안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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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고 '커플 매칭' 등으로 인기
다양한 이벤트도 인기를 끄는 이유다. B 홈바를 운영하는 C씨는 "홈파티나 '커플 매칭' 행사를 열고 있다"며 "파티에 참여하려는 20대 초반 직장인 고객이 부쩍 늘었다"고 신문에 밝혔다. 이 홈바는 근처 대형 IT 기업과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에 다니는 젊은 직장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FT는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홈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략적으로 뛰어드는 사업가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주거용이지만, 실제 자신의 집에 홈바를 차리기보다는 홈바 운영을 목적으로 주택을 임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익성이 높진 않다고 한다. C씨는 "아무래도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부담이 크다"며 "일주일에 1~2회만 문을 열고 있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홈바가 불법이라 공안의 단속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베이징 올림픽공원 근처에서 아내와 함께 홈바를 운영하는 D씨는 "아는 부부가 홈바를 운영하다 이웃의 신고로 문을 닫았다"고 신문에 말했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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