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흥민' 포스테코글루, 만장일치 경질→마지막 편지 남겼다..."유로파 우승, 인생에서 영원히 간직할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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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를 항해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7일(한국시간) 토트넘 감독직에서 경질됐다. 토트넘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상당한 숙고 끝에 클럽은 포스테코글루가 직무에서 해임되었음을 발표할 수 있다"라며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는 2023년 여름 셀틱에서 구단에 합류한 뒤 경기장에서 변화를 이끌며 클럽의 전통인 공격 축구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달 빌바오에서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역사의 새로운 장을 썼다. 우리 모두와 영원히 함께할 업적을 남겼다. 그가 2년간 보여준 헌신과 기여에 매우 감사드린다. 포스테코글루는 전설 빌 니콜슨, 키스 버킨쇼와 함께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린 역사상 3번째 감독으로 항상 기억될 것"이라고 헌사를 바쳤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떠날 수밖에 없었다. 토트넘은 "보드진은 만장일치로 변화가 최선의 이익이라고 결론 내렸다. 우리는 지난 프리미어리그 66경기에서 승점 78점을 얻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시즌 최악의 리그 성적으로 절정에 달했다. 때때로 부상과 유럽대항전 우선 순위 때문에 불가피했고, 유로파리그 우승은 클럽의 위대한 순간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우승 때문에 감정에 근거한 결정을 내릴 순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토트넘은 "우리가 내려야 했던 가장 힘든 결정 중 하나였으며, 가볍게 내린 결정도 아니고 성급하게 내린 결정도 아니다. 쉬운 결정이 아니라 앞으로 성공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를 주기 위한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라며 "우리는 재능 있고 젊은 팀을 보유하고 있으며 포스테코글루는 훌륭한 플랫폼을 제공해줬다. 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의 미래가 잘 풀리길 바란다. 그는 항상 집으로 돌아와 환영받을 거다. 새로운 감독 선임 소식은 적절한 시기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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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과 2027년 여름까지 계약돼 있었지만, 2년 빠르게 동행을 끝내게 됐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토트넘 감독으로서 시간을 되돌아보면 가장 큰 감정은 자부심이다. 영국의 역사적인 축구 클럽 중 하나를 이끌고 그들이 가져야 할 영광을 되찾은 건 내 인생에서 영원히 간직될 경험이다"라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 클럽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든 분들과 그 경험을 나눌 수 있었다. 그 일이 그들에게 끼친 영향을 보는 것은 제가 절대 잊지 못할 일"이라며 "빌바오의 그 밤은 지난 2년간의 노력, 헌신 그리고 흔들림 없는 꿈에 대한 믿음의 결실이었다. 우리는 많은 험난한 도전을 마주했고, 많은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을 해내기 위한 소음 속에서 싸웠다"라고 적었다.
선수단과 팬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이 클럽이 다음 성공을 위해 또 다시 17년을 기다릴 필요가 없도록 기반을 다졌다. 난 이 선수단에 엄청난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더 큰 가능성과 성장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클럽의 생명줄인 서포터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팬들은 항상 내가 성공하길 바란다는 점을 느꼈고, 동기부여가 됐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2년간 매일 함께했던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제는 이 클럽의 전설이 된 멋진 젊은 선수들과 우리가 특별한 일을 해낼 수 있다고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훌륭한 코치진. 우리는 영원히 연결되어 있다. 용감히 행동하라(To dare is to do)"라고 작별 편지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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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출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3년 여름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 도중 결별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후임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스코틀랜드 셀틱을 제외하고는 유럽 커리어가 없었기에 우려의 시선도 많았지만, 그는 시즌 초반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 1위로 올려놓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때까지만 해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자신하는 '공격 축구'가 빛을 발휘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단조로운 공격 전술과 무리한 경기 운영으로 조금씩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고, 강도 높은 훈련과 플레이로 인해 줄부상까지 발생하면서 후반기 와르르 무너졌다.
올 시즌은 더욱 심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에서도 브라이튼에 1-4로 역전패하며 최종 성적 11승 5무 22패, 승점 38, 골득실 -1(64득점 65실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순위는 클럽 역사상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성적인 17위. 기존 최저 기록은 1993-1994시즌의 15위였다.
단일 시즌 리그 최다 패배 기록도 새로 썼다. 토트넘은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38경기 체제에서 20패를 기록한 건 1912-1913시즌이 마지막이었지만, 이번엔 여기에 2패나 더 추가했다. 22패는 42경기 체제까지 통틀어도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패배 기록 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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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언제나 2년 차에 우승했다고 외쳤던 호언장담을 지키긴 했다. 토트넘은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하며 정상에 올랐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의 무관 탈출이자 41년 만의 유럽대항전 우승이었다. 손흥민도 마침내 커리어 첫 우승을 손에 넣었다.
그러자 몇 달 전부터 줄기차게 '포스테코글루 OUT'을 외치던 토트넘 팬심도 바뀌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다니엘 레비 회장은 흔들리지 않고 칼을 빼 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UEL 결승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린 지 16일 만에 토트넘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유로파리그 우승은 토트넘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불러일으켰고, 다수가 포스테코글루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이러한 감정을 무시한 레비의 결정은 반발에 직면하게 됐다"라며 "이번 결정은 레비의 오랜 재임 기간 중 가장 잔혹한 결정이다. 포스테코글루는 성공, 경기 스타일 변화, 젊은 선수들의 활약 등 자신의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위약금도 챙겨줘야 한다. 텔레그래프는 "포스테코글루는 약 400만 파운드(약 74억 원)의 경질 보상금을 받게 된다. 그는 유로파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로 약 200만 파운드(약 37억 원)의 보너스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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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토트넘의 차기 사령탑으로는 토마스 프랭크 브렌트포드 감독과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토트넘 보드진이 가장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은 본머스와 재계약이 유력하다.
텔레그래프는 "레비는 포스테코글루보다 뛰어난 후임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프랭크는 주요 대회 우승 경험이 없고, 유럽대항전 경험도 없다. 반면 실바는 올림피아코스 시절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있다"라고 짚었다.
그중에서도 프랭크 감독이 최우선 선택지로 보인다. 앞서 프랑스 '풋 메르카토'는 "토트넘은 '포스트 포스테코글루'로 프랭크 감독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벨기에 유명 언론인 사샤 타볼리에리도 "덴마크 출신 프랭크 감독은 토트넘 프로젝트와 여름 이적시장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토트넘이 프랭크 감독을 노리는 이유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이기 때문. 실바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관심도 받고 있기에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프랭크 감독은 계약에 바이아웃 조항이 있기에 토트넘이 충분히 데려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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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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