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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외국인 투수 갈베스, 27년 전 악행에 뻔뻔한 변명…등 떠밀자 애매한 “미안해”

<TV아사히>가 보도한 갈베스의 인터뷰. 화면 중에는 같은 계열의 신문사 닛칸스포츠의 사진이 등장한다. <TV아사히> 유튜브 채널 ANNnews 캡처

가 보도한 갈베스의 인터뷰. 화면 중에는 같은 계열의 신문사 닛칸스포츠의 사진이 등장한다. 유튜브 채널 ANNnews 캡처


[OSEN=백종인 객원기자] 발비노 갈베스(61)는 NPB에서도 가장 기억에 뚜렷이 남는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마운드에서의 강렬한 모습 때문이다.

한때는 자타가 공인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에이스(1996~2000년)였다. 그러나 늘 태도가 문제였다. 상대 선수나 심판과 격렬한 마찰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괴인’ ‘악동’ ‘문제아’ 같은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붙었다.

그런 갈베스가 최근에 다시 소환됐다. 지난 3일, 89세를 일기로 타계한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종신 명예감독과 관련해서다.

일본 매체 는 7일 짤막한 인터뷰 하나를 전했다. 약 6분가량의 영상에는 갈베스가 등장한다. 고인은 그의 일본 시절 감독이었다. “(부음을 듣고) 어젯밤에 슬픈 기분이 들었다. 일본에서는 좋은 추억뿐”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올해 61세가 된 그는 안경을 쓴 초로의 모습이다. “일본어는 벌써 모두 잊어버렸다”라고 웃으며, 스페인어로 대화를 진행한다.

“나가시마 감독은 항상 선수들의 힘을 북돋아주는 리더였다. ‘메이크 드라마(1996년 우승)’ 때는 더욱 훌륭하게 팀을 지휘했다. 누구에게도 모진 말을 하는 법이 없다. 절대로 사람을 1회용으로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 선수들이 더 감독을 위해서 열심히 뛰었다.”

여기까지는 훌륭하다. 그런데 문제의 순간을 얘기할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기자가 1998년 사건에 대해 묻는다. 볼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에게 공을 집어던진 일이다.

오래전 일에도 핑계와 변명으로 일관한다.

“어느 스포츠든 자신을 억제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이 있는 법이다. 그 사건도 그중의 하나였다. 물론 좋지 않은 일이었지만, 끝난 것은 끝난 것이다. 이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후회도 없다.”

<TV아사히>가 보도한 갈베스의 인터뷰. 화면 중에는 같은 계열의 신문사 닛칸스포츠의 사진이 등장한다. <TV아사히> 유튜브 채널 ANNnews 캡처

가 보도한 갈베스의 인터뷰. 화면 중에는 같은 계열의 신문사 닛칸스포츠의 사진이 등장한다. 유튜브 채널 ANNnews 캡처


물론 오래전 일이다. 27년이나 지났다. 하지만 그렇게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마운드에서 구심의 판정에 대해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냈다. 보다 못한 감독이 올라갔다. 진정이 어렵다고 생각되자, 교체를 지시한다. 그러자 내려오면서 심판을 향해 힘껏 공을 집어던진 사건이다.

당시 이 문제로 일본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주요 언론사가 일제히 메인 뉴스로 다뤘다. 공중파 정규 뉴스 시간에도 이슈가 됐다. 최대의 라이벌 요미우리-한신의 일전이라서 여론이 더 민감하게 작용했다.

희대의 사건에 엄벌이 내려졌다. NPB는 ‘잔여 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7월 31일). 요미우리는 구단 나름대로 ‘무기한 출장 정지’라는 자체 징계를 발표했다.

하지만 사건에 사건이 꼬리를 문다. 이후 불상사가 계속 이어진다. 특히 한신과 경기에서 타격코치 퇴장, 3루 코치 퇴장, 난투극, 또 난투극 같은 어지러운 일들이 계속된다.

그러자 양 팀은 합의하에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작금의 사태에 대한 사죄의 내용을 담았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나가시마 감독이 직접 나서서 고개를 숙인다.

“그 정도로는 안 된다. 더 깊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머리를 짧게 깎았다. 평소 헤어 스타일 때문에 크게 달라진 모습은 아니었다. 그래도 몇몇 일본 미디어는 ‘삭발했다’라고 표현했다. 그의 나이 62세 때였다.

‘미스터 프로야구’로 불리던 상징이다. ‘(야구뿐만이 아니라) 전후 최고의 스타’라며 많은 일본들이 추앙하는 존재다. 그런 인물의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이었다. 천방지축 외국인 투수 때문에 비롯된 일이다.

<TV아사히>가 보도한 갈베스의 인터뷰. 화면 중에는 같은 계열의 신문사 닛칸스포츠의 사진이 등장한다. <TV아사히> 유튜브 채널 ANNnews 캡처

가 보도한 갈베스의 인터뷰. 화면 중에는 같은 계열의 신문사 닛칸스포츠의 사진이 등장한다. 유튜브 채널 ANNnews 캡처


TV아사히는 이 대목도 묻는다. ‘나가시마 감독의 (삭발한) 머리를 보고 어떻게 생각했나.’ 그런 질문이다.

그런데 갈베스의 반응이 뜻밖이다.

“감독이 머리를 자른 것은 기억이 나지만, 그게 내 사건과 관계가 있는 것인가? 몰랐다.” 그러면서 웃음으로 넘기려 한다. 대답은 이어진다.

“사람마다 다르다. 갑자기 머리를 기르고, 짧게 자르기도 한다. 여자라면 빨갛게 하거나, 금발로 바꾸거나. 그때는 ‘우와, 우리 감독 머리를 잘랐네’ 하는 느낌 정도였다. 그 시즌에 한신전에는 나가시마 감독도 좌절을 겪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머리를 자른 줄 알았다.”

인터뷰가 조금 이상하게 돌아간다. 기자가 힌트 주듯 질문을 바꾼다. ‘폭투 사건에 대해서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은?’이라는 물음이다.

그런데도 갈베스는 정신을 못 차린다. 마지못한 인사치레라는 인상이다.

“하고 싶은 말? 한신에게? (웃음) 농담이고…. 감독에게는 사과하고 싶다. 어떤 감독도 시즌 중간에 선발 투수를 잃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건 미안한 일이다.”

기사에 달린 댓글 하나가 눈길을 끈다. 아이디 ‘qok********’의 반응이다. “한신 팬이다. 그때도 갈베스는 매우 싫었다. 이런 악동의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것이 나가시마 씨에 대한 추도가 된다고 생각한다.”

삼성 시절의 갈베스. 삼성 라이온즈

삼성 시절의 갈베스. 삼성 라이온즈


갈베스는 훗날 한국에도 왔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2001년 한 시즌을 뛰었다.

당시도 악명이 높았다. 10승까지는 일사천리였다. 하지만 8월 이후로 종적을 감춘다. 돌연 귀국해 버린 것이다. 이후 차일피일 복귀를 미룬다.

다급해진 구단이 현지로 임원을 급파했다. 어찌어찌 설득해, 다시 데려오기는 했다. 하지만 이미 2개월 넘게 공백이 있었다.

몸 상태가 멀쩡할 리 없다. 한국시리즈 1, 4차전을 맡긴 것 자체가 무리였다. 합계 6이닝, 10실점으로 폭망 했다. 삼성 팬들은 두산 베어스(4승 2패)의 헹가래를 지켜봐야 했다.

/ [email protected]


백종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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