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불법이민 단속과 시위대 충돌 격화…주 방위군까지 투입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불법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보안 당국의 물리적 충돌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투입을 명령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무법 상태에 대응하기 위해 주 방위군 2000명을 투입하는 내용의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LA에서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는 지난 5일 ICE가 LA 시내 단속 작전을 수행해 44명을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이후 시작됐다.
강압적인 단속에 시위는 격화했다. LA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30㎞ 떨어진 패러마운트 지역의 히스패닉계 이민자 거주 지역에서는 시위대 수백명이 이민 당국 요원들과 충돌했다. 시위 진압 요원들은 고무탄과 섬광탄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거리 곳곳에서 나무와 쓰레기 등이 불에 타 연기가 솟구쳤고, 시위대가 국경순찰대 차량을 발로 차거나 돌과 물건을 던지는 장면도 목격됐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차량과 건물을 스프레이 페인트로 훼손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동차에 불도 질렀다. 일부 시위대는 멕시코 국기를 파괴된 차량 위에서 흔들기도 했다.
국토안보부는 성명을 통해 “6일 LA에서 1000명이 넘는 폭도들이 연방 구금센터 건물을 포위하고 ICE 집행관을 폭행하고 자동차 타이어를 찢거나 납세자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건물을 훼손했다”고 발표했다.
외신들은 전날에도 LA 시내에서 ICE의 대대적인 단속 작전이 벌어져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대거 체포돼 끌려갔다고 전했다.


NYT는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주 LA 일대에서 불법 이민자 등 약 120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공약 실천이 속도를 내면서 체포자 수는 점점 늘고 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시위대를 향해 “누구든지 불법 이민 단속에 개입하거나 방해하는 사람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ICE는 법을 집행할 것이며 사법 집행관에게 손을 대는 사람은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도의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X를 통해 “국방부는 LA에서의 연방사법기관의 법 집행을 돕기 위해 주 방위군을 동원하고 있으며, 폭력이 계속된다면 캠프 펜들턴의 현역 해병대원들도 동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민주당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시위 진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만약 캘리포니아 개빈 뉴스컴(뉴섬 주지사를 비하하는 표현)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이 자기 일을 할 수 없다면, 연방정부가 개입해 폭동과 약탈자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한편 민주당 소속 캐런 배스 LA시장은 정부 이민국 단속반의 무리한 체포로 미국 제2의 대도시 LA에도 '공포의 씨앗'이 확산되고 있다며 트럼프의 무차별 강경 단속을 비난했다. 뉴섬 주지사도 “고의적인 도발이고, 긴장을 악화시킬 뿐”이라며 “주방위군을 동원하려는 연방 정부의 시도는 법 집행 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쇼’를 원해서”라고 비판했다.
조문규.김하나([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