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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중의 아메리카 편지] 엘레우테리아, 새 정권의 과제 상황

김승중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
드디어 새날이 밝았다. 한국의 민주시민들은 단지 정권이 바뀌었다는 소회가 아니라, 국가가 새롭게 정립된다는 개벽의 사건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을 받아들였다. 국립현충원에서 국회로 향하는 가도에는 화창한 기운이 푸른 하늘을 향해 뻗치고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득표를 기록하며 국민의 지지를 확인했지만, 계엄을 일으킨 세력의 응징이라는 도덕성의 테마로써 이번 선거를 평가하자면 미흡한 점이 많다. 20대 젊은 남성의 표심이라든가, 경상도·서울 일부 지역의 완고한 태도를 보자면 매우 잘 치른 선거라는 말은 할 수 있어도 구조적 변화가 표출됐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이 사실은 윤석열의 계엄사건과 무관하게 우리 사회가 분열되어 있는 정황에, 도덕의 보편주의적 개방성이 침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케 만든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한국의 정치적 도덕성이 새로운 보편주의의 국면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최대치를 과시하였다고도 말할 수 있다.

김지윤 기자
희랍의 민주주의가 지향한 궁극적 가치는 엘레우테리아(eleutheria), 즉 ‘자유’라는 것이었다. 엘레우테리아는 두 가지 측면이 있었다. 민주적 제도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정치적 자유, 그리고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는 개인적·사적 자유였다. 아테네 민주주의가 지향한 자유의 가장 중요한 측면은 파레시아(parrhēsia), 즉 언론의 자유였다. 공적 영역에서 타 시민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자유였다. 당대의 철학자들은 이 자유가 착오를 불러일으키고, 공동체의 윤리 형성을 저해하며 극단적 개인주의의 분열을 조장하는 잘못된 가치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과제 상황은 자유의 원칙을 지키는 것, 공동체를 위하여 자유를 제어하는 것, 이 대립적 양자 간의 밸런스라 말할 수 있다. 임중이도원! 걸머진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 『논어』의 말씀이다.

김승중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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