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신민영의 마켓 나우] 환율 협상 두려워할 것 없다

신민영 홍익대 경제학부 초빙교수
1500원에 근접하던 원·달러 환율이 5월 중순 1400원을 깨더니 지난주 후반 1350원대로 내렸다. 한·미 간 환율 논의 소식이 알려지며 미국의 원화 강세 압박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시장에서는 제2의 플라자 합의 가능성 등 각종 환율 협상설이 무성하다. 미측 압력으로 원화가 대폭 절상돼 수출마저 결정타를 입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한국경제가 환율에 덜 민감해졌다. 수출품의 고부가가치 전환, 글로벌 공급망 분산, 환헤지 능력 향상 등으로 원화가 절상돼도 수출이 과거처럼 크게 줄지 않는다. 원화 강세는 물가상승과 소득불균형을 완화하는 데다 외국인 주식투자도 늘리는 등 긍정적 측면도 상당하다. 미국도 환율을 마냥 밀어붙일 입장이 못 된다. 달러 약세가 너무 진전되면 흔들리는 달러화 지위가 더 약화한다. 따라서 플라자 합의 같은 대규모 환율조정은 쉽지 않다. 지난주 미국이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종전과 같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김지윤 기자
환율은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 다양한 통상 변수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관세율이든 환율이든 조정을 통해 양국 간 상품의 상대가격을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 국제수지를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4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통상장관회의에 불쑥 들어와 의제에 없던 방위비 문제를 언급한 것은 수단을 떠나 결과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급함을 드러냈다.

이렇게 본다면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관세율과 환율 협상 사이의 비중 조정(trade-off)도 고려 대상이다. 환율을 지킬 것인가 관세율을 지킬 것인가? 자동차·반도체 산업의 품목관세율을 양보하는 대신 환율을 지키는 것이 한 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자동차 혹은 반도체를 지키기 위해 환율을 양보한다면 산업간 공평성 이슈가 제기될 수도 있다. 이는 업종별 경쟁력, 대미투자 현황, 향후 성장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문제다.

새 정부가 들어섰다. 미 측이 제시한 관세협상 시한인 7월 9일까지 딱 한 달 남았다. 본격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면 협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양보가 불가피한 사안에는 선제적으로 일부 양보하되, 환율 등 다른 영역에서 실익을 찾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만, 환율과 관세 협상은 본질적으로 제로섬 게임이다. 조선·에너지·원전처럼 양국이 상생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관세전쟁과 환율전쟁을 넘어,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갈등이 제조업 기반을 다지는 산업정책 전반의 경쟁임을 인식해야 하는 이유다.

신민영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초빙교수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