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코리아] 새 정부 국민통합 의지, 인사 통해 입증해야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앞으로 이어질 고위 정무직 인사를 추진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항에 특히 유념해야 한다.
새 정부 신속한 인사 불가피해도
인연 중시하면 탕평책 소홀해져
광범위한 인재풀 활용 노력해야
인연 중시하면 탕평책 소홀해져
광범위한 인재풀 활용 노력해야

다만, 이러한 검증시스템이 독립적인 외부감시를 담보하지 못한다면 인사가 역량이나 능력보다는 정파성 등 인연을 중시하는 정실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커 인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증폭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중앙인사위원회 같은 독립 기관의 활용이나 의회 인준 청문회, 그리고 ‘채용과정에 대한 외부 감독’ 과정을 강화하여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둘째, 조기 대선이라는 특수한 맥락에서 고위 정무직 인사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인선 속도와 투명성 간의 균형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사실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즉시 업무에 투입 가능한 역량’을 갖춘 자원을 신속하게 배치해야 하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존의 검증된 인물이나 대통령과의 인간관계를 통해 신뢰가 형성된 인물에게 의존할 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인선 과정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광범위한 인재풀의 탐색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사를 기획하는 데 한계를 가진다. 이를테면, 신속한 국정 운영과 독립적인 인사 검증이라는 두 가지 가치 간 잠재적인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어, 장기적으로 공정한 인사행정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다. OECD 국가들의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한 전환 기간을 거치는 인사시스템과 대비되는 점이다.
셋째, 능력 혹은 역량을 중시하는 인사의 지속 가능성 여부이다. 특히 ‘국민에 대한 충직함’의 인사 원칙은 현실적으로 행정부의 특정 정치적 의제나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으로 변질할 수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인재풀에 대한 객관적인 성과평가 및 전문성 검증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행정의 전문성과 생산성을 지속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끝으로 통합의 실질적인 구현이라는 의제이다. ‘국민통합’이나 ‘반대 혹은 이견 세력의 포용’이라는 목표를 어떻게 인사에 반영할 것인가이다. 지금과 같은 초기 인선의 경우 특정 진영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인사 편중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점차 시정해 나가야 한다. 다양한 시각과 배경을 지닌 인재를 탕평책 차원에서 폭넓게 발탁하여,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국정운영의 폭넓은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최근 대선 후보 시절 유세에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라며 설파하지 않았던가.
이재명 정부는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실용적이고 성과 지향적인 인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치적 책임성의 확보와 행정의 효율성이라는 공공가치 실현을 통해 국민의 폭넓은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 인사검증 시스템의 재정비 과정에서 독립적인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 인선 기준과 과정, 결과에 대한 대국민 소통 강화 등을 통해 고위 정무직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호균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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