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끝났다” 화난 트럼프, 타던 테슬라까지 팔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빨간색 테슬라 차량 한 대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3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우정의 상징으로 구입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차량을 처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현지 언론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일은 트럼프와 머스크의 산산이 조각난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머스크와의 관계에 대해 “끝났다”고 직접 말했다. 서로를 향해 막말을 퍼부으며 정면충돌한 데 이어 결국 ‘공개 결별’한 것이다. 세계 최강 권력자와 세계 최고 부자의 이런 파국은 미 정·재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이란 관측이다. 같은 날 머스크는 트럼프를 공격한 소셜미디어 글을 삭제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트럼프의 마음은 이미 돌아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때 세기의 브로맨스를 자랑하던 두 사람의 관계가 파국을 맞은 결정적인 이유론 몇 가지가 꼽힌다. 우선,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에서 지난달 말 물러난 직후 머스크의 측근인 재러드 아이작먼에 대한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트럼프가 돌연 철회한 점이 머스크를 크게 자극했다고 전했다. 또 머스크가 130일간 DOGE 수장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각료들과 자주 충돌해 트럼프와의 관계에 균열이 시작됐다. 4월 중순엔 백악관에서 국세청장 대행 인사 문제로 설전을 벌이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몸싸움까지 벌였다.
이런 와중에 머스크가 트럼프의 감세 법안을 공격한 건 전면전의 도화선이 됐다. 머스크는 지난 3~4일 연속해서 “역겹다” “폐기하라”고 비판했다.
이후 두 사람은 소설미디어에서 공개 설전을 벌였다. 머스크는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다. 배은망덕하다”고 직격한 데 이어 트럼프 탄핵 요구 게시글에 “찬성”이란 의견을 달았다. 트럼프는 “일론에게 주는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와의 결별로 머스크는 사업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NASA와 미 국방부 등은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대안을 찾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현재 미 정부 기관들은 스페이스X의 로켓과 우주선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지만, 트럼프와 머스크의 충돌을 계기로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등 다른 기업들을 접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측은 머스크의 마약 복용설도 정조준하고 있다. 트럼프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은 현지 언론에 “머스크의 마약 복용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역시 측근들에게 머스크를 두고 “대단한 마약 중독자”라고 지칭했다고 전해진다.
트럼프로선 공화당 내 입지가 흔들리는 정치적 손해를 볼 수 있다. 머스크는 앞서 “감세 법안을 지지하는 (공화당) 정치인들에게 정치 자금을 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감세 법안은 상원 통과를 앞두고 있는데, 가뜩이나 해당 법안에 대해 “국가 부채를 늘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일부 의원들이 머스크를 의식해 반대할 경우 법 통과가 무산될 수 있다. 머스크는 지난 5일 “트럼프의 임기는 3년 반 남았지만, 난 앞으로 40년 넘게 활동할 것”이라고 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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