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피카소' 작품 25점 이번주 공개 경매…최대 390억원대
작품 수집가 불법 대출 의혹으로 20년 넘게 은행 금고에 보관
작품 수집가 불법 대출 의혹으로 20년 넘게 은행 금고에 보관
(서울=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2011년 타계하기 전까지 '인도의 피카소'로 불린 마크불 피다 후세인의 작품들이 이번 주 경매를 통해 20여년 만에 처음 공개된다.
8일(현시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인도 현대 미술의 거장인 후세인의 작품 25점이 오는 12일 인도 뭄바이에 있는 펀돌레 미술관에서 경매에 나온다.
'MF 후세인: 20세기 예술가의 비전'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작품들은 그가 그린 지 20년이 넘은 것으로 그동안 은행 금고에 보관되다가 이번 주에 처음 공개된다.
후세인은 2004년 뭄바이 기업가인 구루 스와루프 스리바스타바와 10억 루피(약 158억원) 규모의 미술품 거래 계약을 했고, 작품 100점 가운데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 25점을 먼저 그에게 판매했다.
당시 현지 언론은 이를 인도 최대 미술품 거래라고 보도했으며 스리바스타바는 단숨에 유명 수집가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2년 뒤 스리바스타바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한 인도 중앙수사국(CBI)은 스리바스타바가 정부 지원을 받는 농업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로 부동산을 비롯해 후세인 작품을 사는 데 부적절하게 썼다고 주장했다.
2008년 이 농업기관은 법원 허가를 받아 10억 루피 상당의 스리바스타바 자산을 압류했고, 이 중에는 이번에 공개될 후세인 작품 25점이 포함됐다.
그러나 올해 2월 인도 법원은 스리바스타바가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후세인 작품의 경매를 허용했다.
펀돌레 미술관 관계자는 BBC에 "당시 후세인은 (수집가가 누구인지) 상관하지 않았고 작품이 팔리기만 하면 됐다"며 "그의 작품들이 마침내 제자리로 돌아온 듯 하다"고 말했다.
2011년 95세 나이로 세상을 뜬 후세인은 생전 인도에서 가장 유명하면서도 논란의 중심에 선 예술가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극장 간판을 그리는 일을 하다가 화가가 됐고, 미술계에서 독학으로 입지전적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도의 피카소로 불린 후세인의 작품은 수백만 달러에 팔렸지만, 그는 대담한 주제 때문에 자주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공개될 작품들은 정치와 기술의 급격한 변화가 특징인 시기에 관한 그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고 BBC는 평가했다.
한 그림에는 글로벌 강대국의 평화로운 대화와 공존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겼고, 또 다른 작품에서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대규모 국가 지출을 대비해 강조했다.
펀돌레 미술관은 이번에 공개될 작품들의 경매가가 최대 2천900만 달러(약 3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몇 개월 전 후세인의 또 다른 작품 '무제(그람 야트라)'는 미국 경매에서 1천380만 달러(약 187억원)에 낙찰돼 인도 미술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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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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