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넘은 부족갈등속 또 폭력사태…印북동부 통금령·인터넷 차단
지난주말 군-시위대 충돌…경찰서 습격·버스 방화도
지난주말 군-시위대 충돌…경찰서 습격·버스 방화도
(서울=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부족 간 갈등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인도 북동부 지역에서 힌두교 급진 단체 인사들이 체포된 뒤 반발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자 경찰이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인터넷도 차단했다.
8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인도 일간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인도 마니푸르주 정부는 최근 통행금지령과 함께 5일 동안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한다고 밝혔다.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지역은 마니푸르주 임팔 서부와 비슈누푸르를 포함한 5곳이다.
이는 메이테이족과 관련된 급진 단체인 '아람바이 텡골' 소속 지도자와 그의 측근 등 5명의 체포 사실이 알려진 뒤 폭력 사태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시위대는 지난 7일 밤 임팔에서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경찰서를 습격하거나 버스에 불을 질렀고, 일부 도로도 봉쇄했다.
이 과정에서 군과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여러 명이 다쳤다고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밝혔다.
N. 아쇼크 쿠마르 마니푸르주 내무국장은 "일부 반사회적 인사들이 소셜미디어를 광범위하게 활용해 혐오 발언과 혐오 영상 메시지를 전송함으로써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니푸르주 경찰도 성명서를 통해 "법질서가 악화하고 있다"며 "시민들은 명령에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니푸르주는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방글라데시와 중국 사이에도 끼어있는 곳으로 여러 부족이 섞여 살아 갈등의 골도 깊다.
이 지역에서는 힌두교도가 대부분인 메이테이족과 기독교도가 많은 쿠키족 간 갈등으로 유혈 충돌이 벌어져 최근 2년 동안 250명 넘게 숨졌다.
2023년 4월 마니푸르주 고등법원은 주 내 최대 부족인 메이테이족을 지정 부족(ST)에 포함하라고 판단하자 쿠키족이 반발했다.
취약 계층에 속하는 지정 부족이 되면 대학교 입학, 공무원 채용, 토지 구매 때 혜택을 받게 된다. 쿠키족은 자신들이 받아야 할 혜택을 빼앗긴다며 반발했다.
인도에서는 1947년 독립 후 하층 카스트 지원 정책과 관련한 계층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중상층 카스트는 더 나은 성적을 얻고도 취업과 진학에서 역차별받았다고 주장하는 등 하층 카스트 지원 할당제는 인도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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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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