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20% 점령한 러 '여름 대공세' 시작했나
도네츠크 전부 장악하려 병참거점에 공세…"5월 진격속도 전월 2배" "병력 손실 무릅쓰고 진격…지도 조금만 바뀌어도 푸틴엔 힘"
도네츠크 전부 장악하려 병참거점에 공세…"5월 진격속도 전월 2배"
"병력 손실 무릅쓰고 진격…지도 조금만 바뀌어도 푸틴엔 힘"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휴전 협상이 공전하는 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수개월간 준비한 여름 대공세를 이미 시작했는지는 확실하진 않지만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공세 수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시사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꺾고 수단을 가리지 않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기기 위한 대규모 여름 공세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6일 일간 텔레그래프도 "일부 전문가는 공세가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고 전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말 "그들이 새 공격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는 충분하다"고 한 언급을 되짚었다.
서방 언론과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이번 대공세는 동부 돈바스 지역이 목표다. 현재 99%와 77%를 각각 차지한 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의 남은 부분까지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이 지난해 상당한 병력 손실에도 점령 속도가 더뎠는데, 최근 돌파구를 찾아 움직임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크라이나 오픈소스 정보 웹사이트 딥스테이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20%에 약간 못 미치는 면적을 점령했다. 이는 대부분 전쟁 초반에 차지했고 지난해 1년간 점령지는 전체 면적의 약 0.7%인 3천880㎢ 정도다. 이 기간 사상자는 약 43만4천명으로, 1제곱마일(2.59㎢)을 넓힐 때마다 병사 270명이 사상했다.
그러나 최근 점령에 속도가 붙었다. 지난달 러시아는 하루 평균 14.2㎢의 땅을 차지했다. 이는 전달의 2배 속도이며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빠른 진군 속도다.
러시아군은 북동부 수미주로 밀고 들어가며 완충지대를 조성하려 하며 그 남쪽에서도 하르키우주 쿠피안스크를 향하고 있다. 러시아군 12만5천명이 수미와 하르키우 경계를 따라 집결했고 지난 열흘간 4개 국경 마을이 러시아에 넘어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번 공세의 진짜 목표는 도네츠크로 지목된다. 러시아는 포트로우스크와 토레츠크의 방어선을 뚫고 주요 병참 거점인 코스티안티니우카를 차지하려 한다. 러시아군은 활공 폭탄을 매일 25발씩 쏟아부으며 동, 서, 남쪽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조여오고 있다고 한다.
코스티안티니우카는 우크라이나군의 '요새 벨트'로 꼽혀 우크라이나로선 이를 잃으면 재보급이 복잡해지고 도네츠크주에서 러시아에 점령되지 않은 최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가 러시아 중로켓포의 사정권에 들 수 있다.
또한 러시아 국방부는 8일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서부 경계를 넘어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로 진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는 러시아군의 도네츠크 공세의 연장으로, 드니페테로우스크주에서 전략적으로 상당한 영토를 차지하려는 새로운 대규모 작전의 시작은 아니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번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병력 손실을 무릅쓰고 소규모 보병 작전에 집중해 진격이 느리다는 점을 지목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의 개전 이후 사상자가 99만7천120명으로 집계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선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보다 매달 1만∼1만5천명 더 많은 신병을 모집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한때 우위였던 드론 기술도 러시아가 많이 따라잡아 전선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군의 여름 공세에서 승패가 명확히 갈리지 않더라도 그 결과는 우크라이나에 편치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푸틴 대통령에게는 약간의 (점령지) 지도 변화만으로도 계속 전쟁을 이어 가겠다는 힘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여름 공세가 끝나고 전투가 안정되면 외교 창구가 다시 열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전망이 불투명하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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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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