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깎은’ 중국 전기차 밀려온다, 믿을 곳은 유럽·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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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커지는 국내 완성차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의 BYD는 지난달 22개 모델 가격을 최대 34% 할인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중국 엔타이항에서 수출 선적을 기다리는 BYD의 전기차들. [AFP=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6/10/9584693a-0e73-497d-afb8-8a53ae059a29.jpg)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을 동시에 겪고 있는 중국 전기차 업체가 내수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을 해외에 저가로 수출할 전망이다. 앞서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BYD는 지난달 22개 모델의 가격을 최대 34% 할인해 판매한다고 발표하면서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중국에 난립하는 100개 이상의 완성차 브랜드는 과잉 생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의 자동차 재고는 350만대로 2023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마저도 현지 생산 시설을 일부만 가동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지난해 중국 자동차 산업의 평균 생산 가동률이 49.5%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저가 전기차 밀어내기가 본격화하면 동남아·중동·남미 등 중국의 영향력이 강한 신흥국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한국의 동남아국가연합(ASEAN) 자동차 시장 점유율 2023년 5.3%에서 지난해 5%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중국의 점유율은 3.4%에서 5%로 올랐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재진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지난 4월 중국 시장 맞춤형 전기차 모델 ‘일렉시오’를 공개하며 시장 공략 계획을 발표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 보다는 현지 업체들과 직접 부딪히고 경쟁하면서 전동화 기술의 수준을 높이는 효과를 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미와 유럽 등 관세 장벽이 높은 선진 시장에서는 중국의 전기차 밀어내기가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이곳에선 중국 전기차보다는 테슬라 등 고급 브랜드가 국내 자동차 업계의 경쟁자로 지목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반감으로 시작된 테슬라 불매 운동이 현대차그룹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4월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42만2000대)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줄었지만,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의 판매량(19만대)은 11% 늘었다.
오삼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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