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볼리비아 前대통령, 대선 앞두고 테러조장 의혹
검찰 "지지자에 도로봉쇄 유도하며 혼란 야기"…수사 개시
검찰 "지지자에 도로봉쇄 유도하며 혼란 야기"…수사 개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과거 13년 넘게 볼리비아에서 좌파 정부를 이끈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성 추문에 이어 지지자를 선동해 테러를 조장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볼리비아 검찰은 테러와 선거 방해 등 8개 혐의로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 엘데베르와 AF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헤르 마리아카 볼리비아 검찰총장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 세력을 이용해, 지난 2일부터 일련의 폭력 시위와 고속도로 차단을 유도했다"며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등 부상자가 속출했고, 일부 지역 연료·식량난이 가중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모랄레스의 음성 메시지가 현지에 공개되기도 했는데, 여기에는 지지자들에게 '수도 라파스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를 봉쇄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조작된 자료"라고 반박했으나, 볼리비아 검찰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은 여러 경로의 검증 작업을 통해 해당 자료가 진본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성관계를 위해 여성 청소년을 인신매매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모랄레스는 이미 3차례 대통령(2006∼2019년)을 지낸 상황에서 헌법재판소로부터 '임기 제한을 규정한 헌법에 따라 더는 대통령직을 맡을 수 없다'는 결정을 받은 데다, 대선 출마에 필수적인 소속 정당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8월로 다가온 대선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모랄레스와 그 지지자는 그러나 "정치적 탄압"이라는 주장과 함께 원주민(아이마라) 밀집 지역인 코차밤바를 중심으로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모랄레스는 볼리비아 첫 아이마라 출신 대통령이다.
앞서 볼리비아 전국산업연합회는 모랄레스 지지층에서 주도한 시위 여파로 1∼4일 기준 각종 산업 부문에서 2천400만 달러(325억원 상당) 손실을 봤다고 추산했다.
세계은행 집계상 2023년 기준 볼리비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천683 달러(500만원 상당)로, 한국(3만3천121 달러·4천500만원 상당)의 1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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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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